미국 연방대법원은 공화당 측이 제기한 '선거일 후 도착 우편 투표' 무효 소송을 기각했다. 이에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전의 기회를 모색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큰 타격으로 작용하게 됐다.
29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와 미시시피주 공화당이 지난 2024년 주 우편투표 관련법과 관련해 제기한 소송에서 5-4로 공화당 측 주장을 기각했다. 이는 선거일 이전에 소인이 찍혔지만 선거일 후 도착한 우편 투표가 합법이라는 미시시피주법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현재 미시시피주법은 선거일까지 소인이 찍힌 우편 투표의 경우, 선거일 이후 5근무일 내에 도착하면 유효표로 간주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내 14개 주가 선거일 이후 도착한 우편 투표를 유효표로 간주하고 있는 만큼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우편 투표 관련 논란이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새뮤얼 알리토 대법관은 기각에 반대한 보수 성향 대법관 4명을 대표해 작성한 소수 의견서에서 선거 후 도착 우편 투표를 허용하면 "선거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패배 원인 중 하나로 우편 투표를 거론하면서, 각 주가 우편 투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결 이후에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오늘 대법원에서 유권자 권리와 관련해 엄청난 패배를 당했고, 선거가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국민'의 표를 계속 개표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이제 '미국을 구하는 법(SAVE AMERICA ACT)' 통과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법안은 모든 유권자들이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ID) 및 시민권 증명서를 제시해야 하고, 우편 투표는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고 덧붙였다.
선거 후 도착 우편 투표를 허용하는 주는 대부분 민주당 지지 성향 주인 만큼 우편 투표는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따라서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뼈아픈 타격이라는 평가이다. BBC는 "이번 판결은 도널드 트럼프의 중대한 정치적 패배"라며 "올해 11월 중간선거 이후 어느 당이 의회를 장악하는지 결정적 역할을 할 10여 개 주의 투표 마감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했다. CNN 또한 이번 판결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패배"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이날 대법서 '1승 3패'
한편 연방대법원은 이날 별도 사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500만 달러(약 77억4000만원) 규모의 성추행 및 명예훼손 배상금 지급 취소건 역시 기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칼럼니스트 진 캐럴을 성추행하고 명예훼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가운데 캐럴에게 500만 달러의 배상금 지급 명령이 내려졌다.
반면 연방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레베카 켈리 슬로터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을 해임한 것에 대해서는 6-3으로 적법 판결을 내렸다. 이는 독립 규제 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광범위한 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대통령의 권한이 크게 강화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라는 평가이다. 다만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리사 쿡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해임과 관련해서는 소송 진행 중에는 쿡 이사가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고 5-4로 판결하며 연준 인사에 대해서는 예외를 두었다.
따라서 이날 연방대법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여러 사건이 진행된 가운데 BBC는 "트럼프는 이날 대법원에서 한 번의 큰 승리와 3번의 패배로 드라마틱한 하루를 보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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