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대출 금리 상한, 4년 만에 최저…금융당국, 생활자금 대출 띄운다

  • 상호금융·캐피털·저축은행 일제히 하락…카드만 상승

  • 당국, 빚투·주담대 관리 속 중금리 확대 유도

시내 한 골목길 전봇대에 카드 대출 관련 전단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내 한 골목길 전봇대에 카드 대출 관련 전단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민간중금리대출 인정 금리상한이 상호금융·캐피털·저축은행에서 일제히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쏠림을 경계하는 가운데, 서민 생활자금은 제도권 중금리대출로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올해 하반기 민간중금리대출 금리상한을 고시했다. 하반기 상한은 △상호금융 8.97% △카드 12.26% △캐피털 14.37% △저축은행 15.27%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과 비교하면 상호금융은 0.59%포인트(p), 카드는 0.07%p, 캐피털은 1.13%p, 저축은행은 1.24%p 낮아졌다. 적용 기간은 이달 1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다.

민간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자에게 법정 최고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금융회사가 해당 대출을 민간중금리대출로 인정받으려면 업권별로 정해진 인정 금리상한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저축은행 상한은 올해 하반기 15.27%로, 고점이었던 2023~2024년 17.50%와 비교하면 무려 2.23%p 낮다. 상호금융도 8.97%로 2022년 하반기(9.01%)를 밑돌았고, 캐피털은 14.37%로 2023년 상반기 이후 4년 가까이 유지되던 15.50% 벽을 처음으로 깼다. 반면 카드업권은 12.26%로 직전 반기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2022년 하반기(11.29%)와 비교하면 여전히 0.97%p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중금리대출 인정 금리상한이 낮아진 것은 조달금리 변동분이 반영된 결과지만, 시기적으로는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와 맞물린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는 총량뿐 아니라 자금 용도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증시 반등으로 빚투 수요가 늘고,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에 주담대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투자·부동산성 대출을 관리하면서도, 중·저신용자의 생활자금 수요가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로 옮겨가는 것은 막겠다는 구상이다. 당국이 중금리대출을 확대하는 금융회사에 가계대출 총량규제 인센티브 등 제도적 지원을 검토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실제 금융위는 2일 카드·캐피털·상호금융업권을 불러 가계부채 관리 관련 점검회의를 열 예정이다. 업권별 대출 증가세와 자금 흐름을 점검하기 위한 자리다. 저축은행은 이번 소집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중금리대출 확대 흐름에 맞춰 저축은행권에서는 중금리 생활안정대출도 출시됐다. KB·OK·SBI·신한·예가람·한국투자저축은행 등 6곳은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전 금융권 합산 최대 1000만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을 판매한다. 최고금리는 저축은행 민간중금리대출 인정상한과 같은 연 15.27%다.

다만 업계에서는 낮아진 금리상한이 오히려 중금리대출 취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조달금리가 오르는 상황인데 금리가 내려가면 마진이 줄어 중금리대출을 확대할 유인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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