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생산자 앞세운 유통가…한우부터 제철 과일까지 '로컬 콘텐츠' 경쟁

  • 신세계·롯데百, 사육 철학·우수 생산자 내세운 프리미엄 브랜딩

  • 이마트·11번가 '산지 직송' 승부… 편의점은 이색 향토 간편식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마켓 한우 코너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마켓 한우 코너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유통업계의 로컬(지역) 식품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과거 신선식품은 등급과 가격, 용량이 주요 판매 기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어느 지역에서 누가, 어떤 방식으로 키우고 재배했는지가 상품의 차별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식재료를 단순히 팔기보다 산지의 이야기와 생산자의 철학을 담은 콘텐츠로 재해석하려는 움직임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역의 숨은 가치를 소개하는 ‘로컬이 신세계’ 프로젝트를 한우로 확대한다. 오는 10일부터 16일까지 본점·강남점·센텀시티점·대구점 식품관에서 전남 영광의 청보리 한우와 강진의 여물 한우를 선보인다. 영광 청보리 한우는 발효·숙성한 보리 사료와 방목 환경을, 강진 여물 한우는 깨와 귀리·보릿겨 등을 끓인 전통 쇠죽 사육 방식을 내세웠다.

롯데백화점은 청과 부문에서 산지가 아닌 생산자 자체를 브랜드화하고 있다. 노원점에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에서는 우수 생산자의 농산물을 소개하는 ‘위드 파머’를 선보이고 있다. ‘김성훈 대추방울토마토’, ‘석홍수 참외’, ‘예관기 산딸기’ 등 12개 품목이 대표 상품이다.
 
대형마트와 이커머스는 산지 직송을 앞세우고 있다. 이마트는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앱)의 ‘오더투홈’을 통해 자두, 찰옥수수, 민물장어, 수육용 앞다리 등 여름 신선식품을 산지에서 바로 배송하는 행사를 15일까지 진행한다. 오더투홈은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성장세를 이어가며 올해 상반기 월평균 고객 수가 지난해 4~12월 월평균보다 약 34% 늘었다. 11번가도 신선식품 전문관 ‘신선밥상’을 통해 제철 농수산물을 산지 직송으로 판매하고 있다. 익산 꿀수박, 영천 천도복숭아, 햇양파와 햇감자, 반건조 민어와 민물장어 등 여름철 수요가 높은 상품을 모았다.
 
편의점도 로컬 식재료를 간편식으로 재가공하고 있다. GS25는 경기도 양주산 영양부추를 넣은 ‘영양부추오리김밥’을 출시했다. 회사는 이를 위해 약 10t 규모의 영양부추를 매입했다. 세븐일레븐은 울릉도산 섬엉겅퀴를 활용한 ‘울릉도얼큰해장국라면’을 내놓았다. 향토 음식을 컵라면으로 풀어내 지역성을 편의점 상품에 입힌 사례다. 

로컬 식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의 ‘2025 로코노미(로컬+이코노미) 활용 식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로코노미 식품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88%는 향후 구매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가격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운 영역이 됐다”며 “산지와 생산자, 배송 방식, 품질 관리 체계까지 소비자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프리미엄 상품이나 직송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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