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 괴리된 불합리한 낡은 규제는 한 기업의 존폐를 가르는 상처에 그치지 않고 국가 경제의 성장 동력을 갉아먹는다. 반대로 오랫동안 엉켜 있던 규제의 매듭이 단호하게 풀렸을 때 시장이 얻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넓고 즉각적이다. 특히 수백 개 거대 공공기관이 관행처럼 숨겨둔 '그림자 규제'를 걷어내는 일은 현장 산업 생태계를 단숨에 뒤바꾸고 경제의 맥박을 다시 뛰게 하는 강력한 나비효과를 불러온다.
공공기관의 규제에는 무서운 '곱셈의 법칙'이 작용한다. 우리 중소기업이 밤낮없이 연구해 가장 빠르고 멋진 '최고급 스포츠카(혁신 기술)'를 만들고, 백방으로 뛰어 '최고급 연료(투자 자본)'까지 가득 채우는 데 성공했다고 상상해 보자. 이제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릴 일만 남았지만 톨게이트 차단기가 굳게 닫혀 열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차단기가 '0'으로 닫혀 있는 한 아무리 성능 좋은 차와 연료가 있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거리는 여지없이 '0'이 되고 만다.
우리가 사는 덧셈의 세계에서는 하나가 조금 부족해도 다른 장점으로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하지만 냉혹한 기업 생태계는 곱셈의 세계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뛰어난 기술력, 힘들게 구한 자본이 제 아무리 100점 만점일지라도 '불합리한 규제'라는 단 하나의 관문에서 0점을 받게 되면 최종 성과는 허무하게도 0이 되어버린다.
이러한 구조는 그동안 수많은 중소기업이 새로운 도전을 지레 포기하게 만드는 절망의 벽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대대적인 규제 정비 작업을 통해 굳게 닫혀 있던 그 차단기를 마침내 열었다. 규제라는 절망의 상수를 플러스로 돌려놓자 오랜 시간 멈춰 있던 중소기업의 혁신 엔진이 비로소 굉음을 내며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액화수소 충전소에 엄격하게 적용하던 까다로운 방출구 위치 규제를 과감히 폐지했다. 이로써 관련 기업들은 1000만원 이상 불필요한 추가 검사 비용을 즉각적으로 아끼고 지연되던 수소 충전소 보급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한국환경공단은 대구 물산업클러스터 입주 기업에만 주던 시험·검사 비용 감면 혜택을 전국 중소기업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를 통해 무려 3800여 건에 달하는 환경 분야 연구개발(R&D) 비용 부담을 덜어주며 기술 개발의 문턱을 크게 낮췄다.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다수 기관은 조달청 법정 기준(3%)보다 높은 5~10%의 하자보수 보증금을 요구하던 관행을 타파하고 3%로 전격 인하했다. 가스공사 한 기관의 조치만으로도 협력 중소기업들은 당장 22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경영에 숨통을 틔웠다.
부산항만공사는 입주 기업이 외부 투자를 받아 출자 지분이 단 5%만 변경되어도 사전에 승인을 받아야 했던 지침을 10%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시시각각 투자 환경이 변하는 벤처·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유연성을 획기적으로 보장해 준 조치다.
규제 장벽에 막혀 있던 기업의 활로가 열리면 혜택은 결코 한 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규제 해소로 절감된 비용과 시간은 고스란히 새로운 혁신 기술 개발과 청년 채용으로 이어진다. 이는 대기업의 온기를 기다리는 단순한 '낙수효과'를 넘어 밑바닥 현장 경제를 살려 국가 전체를 강하게 위로 끌어올리는 역동적인 '분수효과'의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민관이 합심해 낡은 규제를 혁파하는 일이야말로 잃어버린 경제 활력을 되찾는 일이다.
거대 공공기관의 얽힌 규제를 찾아내 뜯어고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스스로 쥐고 있던 행정 편의를 기꺼이 내려놓고 중소기업에 먼저 '상생'의 손을 내밀어 준 기획재정부와 각 공공기관의 노력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숨은 규제 발굴은 일회성 이벤트로 그쳐서는 안 된다. 옴부즈만은 이번 성공 모델을 다른 기관과 정부 부처로 끊임없이 확산시킬 것이다. 우리 기업이 진정한 활력을 얻어 대한민국의 심장이 다시 뛸 수 있도록 규제 혁신의 최전선에서 헌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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