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묵은 규제 정비" vs "부도 위기"…카지노 갱신제·기금 인상 '격돌'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관광학회가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기수정 기자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관광학회가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기수정 기자]
30년 가까이 유지돼 온 국내 카지노 제도를 손질하려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학계는 카지노 업계가 허가 갱신제 도입과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인상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정부와 학계는 카지노 산업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업계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영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규제가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관광학회가 공동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후원한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조계원 의원과 서원석 한국관광학회장(경희대 교수), 강정원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실장을 비롯해 학계, 연구기관, 지자체, 카지노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원석 회장이 좌장을 맡았고 이재석 강원대 교수의 발제에 이어 지정토론과 현장 질의응답이 길게 이어졌다.
 
이날 논의된 핵심 과제는 △5년 주기 허가 갱신제 도입 △지배주주 변경 및 양도·양수 사전 인가제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조정과 최고 누진구간(15%) 신설 등이다.
이재석 강원대 교수가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이재석 강원대 교수가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 정부·학계 "공공성·투명성 높일 제도 개선 필요"
 
조계원 의원은 "카지노 산업을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건전하고 투명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관광산업과 카지노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진흥개발기금도 지속 가능한 재원을 확보해 관광산업 발전에 요긴하게 활용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제를 맡은 이재석 강원대 교수는 미국 네바다와 마카오, 싱가포르, 일본 사례를 소개하며 "해외 주요 카지노 운영국은 사업권 갱신과 엄격한 소유권 관리, 전문 감독기구를 통해 산업 경쟁력과 공공성을 함께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5년 관광진흥법 편입 이후 전체 외국인 카지노 매출액은 10.3배 늘었지만 제도는 30년 전 기준에 머물러 있다"며 "허가 체계와 지배구조 관리, 기금 제도를 현실에 맞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경상 전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장은 "과거 갱신허가제 운영 당시 허가를 둘러싼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던 경험이 있다"며 "도입한다면 충분한 경과 규정과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강원랜드와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제도적으로 구분해 접근해야 하며, 기금 부담률도 사업자의 부담 능력을 고려해 설계해야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등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관광진흥법에서 카지노를 분리한 별도의 '카지노산업법' 제정과 전문 관리위원회 신설도 제안했다.

이명진 문화체육관광부 카지노산업정책팀장은 "주요 카지노 운영국들은 사업자가 허가 요건을 지속적으로 충족하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갱신허가제는 오래된 제도를 국제 기준에 맞게 정비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나나 문화체육관광부 융복합관광과장 역시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조정도 업계의 특수성과 경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업계와 지속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이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이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 전문가들 "정교한 제도 설계와 지원책 병행돼야"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세부 설계와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영배 가천대 교수는 "갱신허가제와 양도·양수 사전 인가제는 제한된 사업권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필요하다"면서도 "기금 부담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실제 수익성과 부담 능력을 면밀히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성된 재원이 카지노 산업에도 재투자되는 구조를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전문 조직과 인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재호 인하공전 교수는 "카지노 산업의 사회적 인식 개선과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규제와 지원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극봉 연세대 교수는 "카지노는 특허 성격의 사업인 만큼 일정 주기마다 적격성을 점검하는 갱신허가제와 사전 인가제 도입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며 "법리적으로도 타당한 제도"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덕환 제주도 관광산업과장은 "제주도는 조례 제정과 전문 조직 운영을 통해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해 왔다"며 "기금 부담 확대가 추진된다면 산업 경쟁력 강화와 근로환경 개선 등 지원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30년 전 설정된 현행 누진 기금 체계는 고도의 산업 성장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2030년대 일본 오사카 복합리조트 개장 등 동북아 경쟁이 본격화되는 만큼, 충분한 경과 규정과 함께 기금 체계를 합리적으로 재설계해 카지노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장이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장이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관광대국 시대,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 업계 "외국인 전용 카지노 경영 현실 반영해야"
 
반면 업계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 개편은 투자와 고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회장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코로나19 이후 회복 과정에서 여전히 금융 부담과 초기 투자 비용이 큰 상황"이라며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해외 카지노와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장 질의에 나선 인스파이어 복합리조트 관계자는 "정부 공모 조건에 따라 1조930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앞으로도 추가 투자가 예정돼 있다"며 "연간 금융비용만 1200억원에 달하고 아직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금 부담이 크게 늘어나면 추가 투자와 고용 유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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