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의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즉각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며 대립각을 세웠다. 여당은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완성하기 위한 불가피한 진통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반면, 야당은 “정권의 국정 독주와 무리한 개혁 추진이 초래한 당연한 결과”라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의 동시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다. 정 장관의 사의가 수리될 경우, 법무부는 수장 부재라는 행정력 마비 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여기에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에 반발해 온 검찰 수뇌부마저 연쇄 사퇴하거나 법안 반대 목소리를 높일 경우, 사법 행정의 일선 현장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수사 지휘 체계가 흔들리고 중요 사건 처리가 지연되면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번 사태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 온 검찰개혁 정책의 향방에도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 장관은 그간 검찰개혁의 큰 방향성에는 동의하면서도,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보완수사권 유지 등 속도 조절과 완성도를 강조해 온 ‘온건·합리파’로 분류되어 왔다. 그런 그가 사의를 굳혔다는 것은 당정 간, 혹은 개혁 주도 세력과의 이견을 끝내 조율하지 못했음을 뜻한다. 이는 향후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이 속도 조절이나 보완 장치 마련보다는 강경한 원안 추진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검찰개혁은 권력기관의 권한 남용을 막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어야 하지, 그 자체가 목적이 되거나 정쟁의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은 법치주의의 안정성과 국정의 연착륙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통섭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무리한 속도전으로 사법 공백과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기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이 대통령의 신중하고도 결단력 있는 용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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