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진행한 닛케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재 많은 아시아 통화가 엔화 움직임을 따라간다"며 "원화가 약한 것도 엔화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중국 위안화가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보지만 중국은 엔화 약세 때문에 위안화 가치를 지나치게 높이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은 1990년대 아시아 금융위기의 교훈을 이번 미·일 공동 개입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1998년 엔화 가치가 1년 동안 달러당 약 30엔 하락하면서 아시아 금융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날 미 CNBC 방송에서도 "엔화가 상당히 약세를 보이면 다른 통화들도 뒤따라 약해질 수 있다"며 "한국 원화가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을 목격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엔화 수준이 다른 문제를 일으키거나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촉발할 수 있는데 이는 건전하지 않다"며 "안정적인 엔화는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일본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엔화 약세가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본 국채 금리가 오르면 세계 자금 흐름이 바뀌고 주요국 장기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일본 금리는 일종의 세계적 기준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재임 당시 추진된 기업 개혁과 물가 부양 정책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아베노믹스의 그 단계는 지나갔다"며 "이제는 '다카이치노믹스'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에 대해서는 "15년 동안 알고 지냈으며 매우 신뢰한다"며 "시장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일본이 추진하는 정책이 엔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미국이 믿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추가 개입 시사
베선트 장관은 추가 공동 개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도쿄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와 납세자에게 도움이 되고 세계 경제를 안정시키는 방식으로 일본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고위 당국자도 향후 공동 개입과 관련해 "모든 선택지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달러를 매도하는 방식의 개입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개입에서는 미국이 엔화를 사고 유로화를 매도했는데, 해당 당국자는 달러를 직접 팔 경우 미국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려 한다는 신호로 비칠 수 있어 강달러 정책을 유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엔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기 세력의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 미 고위 당국자는 최근 엔화 매도 포지션이 수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었다고 지적하면서도 일본에서 자본이 대거 빠져나갈 조짐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미무라 아쓰시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번 개입을 "미·일 통화동맹의 궁극적인 형태"라고 평가했다. 미 고위 당국자는 공동 개입 체계를 주요 7개국(G7)으로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G7 국가들 사이에 참여 의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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