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적보증 확대와 금융 규제 완화 등을 막판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감한 주택 공급’을 주문한 가운데 금융당국도 공급자 금융을 풀기 위한 방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모습이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주택 공급 촉진을 위해 건설업계와 현장의 건의사항을 중심으로 공급자 금융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방안은 PF 공적보증 확대다. 은행 등 금융권이 부동산 PF에 여전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는 만큼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적 보증기관의 보증 여력을 늘려 정상 사업장에 자금이 흘러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PF 관련 금융회사 건전성 규제 완화도 업계 요구가 큰 사안이다. 금융당국은 PF 사업의 과도한 차입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4년에 걸쳐 자기자본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자기자본비율에 따라 위험가중치와 충당금, 대출 한도 등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개발업계에서는 금융권이 이미 이를 선제적으로 반영하면서 공급자 금융이 위축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민간 임대주택을 사회간접자본 성격으로 보고 관련 규제를 완화하거나 시행 시기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임대사업자 대출 규제도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주택매매·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했지만, 신규 주택을 건설해 이를 담보로 최초 취급하는 대출 등은 예외로 뒀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예외 범위를 넓혀 임대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의 잔금 대출난 해소와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도 공급 촉진 기조와 맞물려 검토되고 있다. 이주비 대출의 경우 담보 기준을 기존 주택에서 신축 주택으로 바꿔 대출 가능액을 늘리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은 최근 두 차례 부동산 정책 점검 회의에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7일 회의에서는 기존 사고방식에 머물지 말고 전환적으로 판단해 과감하게 실천하라고 주문했다.
반면 투기적 수요를 겨냥한 전세대출 규제는 기준 마련에 신중한 분위기다. 금융위는 투기 목적의 비거주 1주택자를 대상으로 전세대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과도한 전세대출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전세대출 제한 방식으로는 보증 축소가 거론된다. 은행권 전세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SGI서울보증 등의 보증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보증비율을 낮추거나 일부 대상에 대해 보증을 제한하는 방식이 검토될 수 있다.
핵심은 비거주 1주택자 가운데 실수요자와 투기적 수요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투기성을 가리는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실수요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세제개편안에서 예외 사유로 인정된 직장 변경·전근, 장기 치료나 요양이 필요한 질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부모 봉양 등이 전세대출 규제에서도 참고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부동산 민심이 악화한 점도 부담이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전월세 시장 영향과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둘러싼 우려가 여권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전세대출 규제까지 강하게 적용될 경우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당국도 수위 조절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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