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청년들이 서울로"…2027 WYD, 왜 서울인가

  • 2027 서울 WYD…D-1년

  • 아시아 두 번째·비그리스도교 국가 첫 개최…한국 교회 넘어 도시의 환대 역량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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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8일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 발대식 및 발대미사’ 참석자들이 세계 각국의 국기를 흔들며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고 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2027년 여름,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서울로 향한다. 올림픽도 월드컵도 아니다. 교황과 청년들이 신앙과 삶의 질문을 나누는 가톨릭교회 최대 규모의 국제행사,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WYD)다. 아시아에서는 1995년 필리핀 마닐라에 이어 두 번째이며, 비그리스도교 문화권 국가에서는 처음 열리는 대회다. 서울 WYD는 한국 교회의 행사인 동시에 서울과 한국 사회가 세계 청년을 어떻게 맞을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된다.
 
리스본에서 서울로 이어진 순례
 
서울 개최는 2023년 8월 포르투갈 리스본 세계청년대회 폐막미사에서 확정됐다. 이후 같은 해 12월 조직위원회가 출범했고, 2024년 명동대성당에서 발대식과 발대미사가 봉헌됐다. 2024년 9월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택한 공식 주제성구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와 로고가 공개됐다. 2026년 4월에는 대회의 영적 여정을 상징할 수호성인 5인이 선정됐다.
 
본대회는 2027년 8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열린다. 그에 앞서 7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가 교구대회를 열었다. 해외 순례자들은 지역 교회에 머물며 한국의 신앙과 문화를 경험하고 지역 청년들과 교류한 뒤 서울로 이동한다. 서울의 6일만 떼어놓고 볼 수 없는 이유다. 전국에서 시작된 만남이 서울에서 교황과 함께하는 기도와 축제로 모이는 구조다.
 
왜 서울인가…상징과 현실이 만나는 도시
 
서울 개최의 첫 번째 의미는 종교 지형에 있다. 한국에서 가톨릭 신자는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지 않는다. 다른 종교를 믿거나 종교가 없는 시민이 함께 사는 거대도시에서 세계청년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은 교회 내부의 축제를 넘어 대화와 공존의 가능성을 시험한다. 조직위도 참가 종교와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대회라고 설명한다.
 
두 번째 이유는 도시의 연결성과 실행 능력이다. 해외 참가자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수도권을 잇는 철도와 지하철·버스망, 다양한 숙박시설과 대형 의료기관이 서울과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 경험과 문화공간도 갖췄다. 그러나 인프라가 많다는 사실이 곧 준비 완료를 뜻하지는 않는다. 수십만 명이 같은 시간대에 이동하면 평소의 교통망도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숙박·교통·폭염·안전 대책을 하나의 운영계획으로 연결해야 한다.
 
서울시는 '주관자'보다 핵심 공공 파트너
 
세계청년대회의 교회적 준비와 운영은 교황청 지침 아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조직위가 맡는다. 서울시를 행사의 공식 주관자로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서울시와 정부, 경찰·소방·의료기관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도로와 대중교통, 공공시설, 군중 관리, 재난 대응은 교회 조직만으로 수행할 수 없는 공공영역이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2026년 7월 공포된 '서울특별시 2027 제41차 서울 세계청년대회 지원 조례'를 토대로 행정적 지원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시의회 지원 특별위원회와 국회 추진단도 교통·안전·의료·행정 분야의 협력 체계를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가 행사를 관광 프로젝트로만 접근해서도, 조직위가 공공기관의 지원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도 안 된다. 책임과 비용, 의사결정 권한을 투명하게 나누는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
 
'100만 명'보다 중요한 공식 숫자
 
일부 보도는 참가자를 최대 100만 명으로 전망하고 2조 원대 경제효과를 거론한다. 하지만 조직위의 D-365 공식 자료는 현재 참가 규모를 '수십만 명'으로 표현한다. 등록이 시작되기 전 전망치와 폐막미사 등 특정 행사 참석자 수, 전체 등록 순례자 수는 서로 다른 숫자다. 경제효과도 참가자 수와 체류기간, 소비액, 공공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계산했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공식 산출 근거 없이 큰 숫자를 앞세우면 준비에 필요한 현실적 질문이 가려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몇 명이 온다는 기대보다 규모별 대응계획이다. 30만 명, 50만 명, 그 이상이 올 경우 숙소와 이동, 식사와 의료가 각각 어떻게 달라지는지 시나리오가 있어야 한다. 시민의 일상과 상권에 미칠 긍정·부정 효과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 대회는 도시를 홍보하는 기회인 동시에 막대한 공공자원과 시민 협조가 필요한 행사다.
 
청년이 손님이 아니라 주체가 되려면
 
세계청년대회의 이름에는 '청년'이 있지만,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청년이 안내와 봉사 인력으로만 남을 위험도 있다. 프로그램과 전례, 문화행사, 디지털 서비스, 생태 캠페인을 설계할 때 국내외 청년이 어떤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하는 지가 중요하다. 청년이 자신의 언어로 질문하고 실패와 불안을 말할 수 있어야 대회가 청년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청년이 함께 만든 행사가 된다.
 
비신자 청년과 이주배경 청년, 장애 청년, 경제적 이유로 참가가 어려운 청년의 목소리도 준비 과정에 들어와야 한다. 서울 WYD가 세계 교회의 다양성을 보여주려면 무대 위 대표성뿐 아니라 등록비와 이동, 정보 접근의 장벽을 낮춰야 한다. 개최 도시를 선택한 의미는 가장 쉽게 참여하는 사람의 숫자보다 참여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어떤 자리를 내어주느냐에서 드러날 수 있다.
 
D-365, 기반 구축에서 실행 단계로
 
조직위는 지난 3년을 기반 구축의 시간으로 평가한다. 2026년에는 WYD 합창단과 합주단을 창단하고 KBS를 주관방송사로 선정했다. 8월 공식 주제가 공개와 온숨캠페인 글로벌 나무심기 운동, 9월 제2차 국제준비회의, 10월 등록시스템 개통이 차례로 이어진다. 2026년 7월 20일 기준 조직위원회는 85명의 상근 인력, 3개 본부와 12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정순택 대주교는 "남은 1년을 전 세계 청년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완성하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서울 개최의 의미는 대형 미사와 인파의 규모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낯선 청년에게 방을 내어주는 가정, 길을 안내하는 봉사자, 시민의 불편을 줄이는 공공기관, 종교가 달라도 축제의 의미를 나누는 도시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세계 교회가 서울을 선택한 이유에 대한 답은 앞으로 1년의 준비 과정에서 쓰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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