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지방 이전설에 노조 반발…"금융감독 전선 후퇴하는 초악수"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감독원이 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금감원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조는 금융감독기구의 지방 이전이 금융소비자 보호와 감독 전문성을 훼손하고 감독 비용만 키울 수 있다며 이전 구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은 전날인 17일 ‘소비자와 금융 현장을 철저히 외면하는 획일적 지방 이전 구상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최근 언론을 통해 정부가 8월 말께 발표할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대상에 금감원이 포함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해 “대다수 공공기관의 이전이라는 획일적 목표에 매몰돼 금융을 최전선에서 감독해야 할 감독기구까지 후선으로 후퇴시키는 초악수를 두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금융감독 현장과의 물리적 단절이 금융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에 따르면 금융민원의 81.4%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금감원이 수도권을 떠날 경우 금융소비자의 접근성이 떨어지고 민원 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도 저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회사와 상장기업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노조는 금융회사 본점의 91.6%, 현장검사 대상의 88.3%, 상장기업 본사의 72.7%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금융회사 인허가와 각종 신고서 수리, 현장검사 등을 위해 직원들이 수도권으로 다시 이동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수도권 출장소 운영비와 직원 출장비 등 추가 비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늘어난 감독비용이 금융기관의 감독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후 대출금리와 수수료 상승 등을 통해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노조는 지방 이전으로 핵심 전문인력이 대거 이탈할 경우 고도화되는 금융환경에 대응할 감독역량이 약화되고 소비자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연방준비제도(Fed),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 일본 금융청 등 주요국 사례를 들며 금융감독기구를 자본시장 중심지와 분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노조는 “금융시장의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해 국가 금융 시스템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는 금융감독원 지방 이전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며 구상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금감원 지방 이전은 아직 정부가 공식 확정한 사안은 아니다. 정부는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2026년 내 이전 로드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3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전 대상 예외기준을 최소화하고 기관을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하는 방식은 지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가능한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으로, 금감원의 지방 이전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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