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장기간 실종된 장미란씨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초동수사 논란이 커지면서 제주 지역 치안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제주를 중심으로 시행돼 온 외국인 무사증 제도와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 입국 확대를 둘러싼 우려까지 겹치면서 “제주에서 한국인의 안전을 제대로 지킬 수 있느냐”는 목소리가 온라인에서 확산하고 있다.
“대한민국 안보·치안 박살”…온라인서 확산하는 불안
최근 한 누리꾼은 중국인이 실종된 한국인의 명의로 여권을 위조, 장기간 국내에서 생활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게 징역 1년도 안 나온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택갈이한 것 아니냐”, “대한민국 안보와 치안이 박살났다”는 등 강한 불안감을 드러냈다.또 다른 누리꾼은 제주 지역의 성인 실종 신고 건수를 언급하며 “중국인이 많은 제주도에서 성인 실종 사건이 3년 7개월 동안 2914건이나 발생했다”며 “시신이 발견되지 않으면 그냥 단순 실종이다. 무비자 입국으로 얼마나 많은 범죄조직이 국내에 들어온 건지 감도 안 잡힌다”는 등의 반응도 보였다.
“장미란의 가족입니다”…최초 신고 당시 무슨 일이
이와 함께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장미란의 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장씨 가족 측은 그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을 중심으로 최초 실종 신고 당시 상황과 이후 확인된 내용을 설명했다.가족 측에 따르면 장씨의 남자친구가 지난 5월 15일 처음 실종 신고를 했을 당시 담당 경찰관은 장씨와 직접 통화해 안전을 확인했으며 장씨가 자신의 위치를 남자친구에게 알려주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가족들은 이를 믿고 장씨가 무사하며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기다렸다.
그러나 7월 재신고 이후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가족 측은 최초 신고 당시 경찰이 실제로는 장씨와 통화하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가족 측이 공개한 설명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장씨의 휴대전화 위치가 한림항 인근으로 확인됐고, 한림파출소 경찰관들이 현장을 수색하던 중 장씨와 전화가 연결돼 수색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조사 과정에서 실제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장씨는 지난 5월 13일 오전 1시30분께 휴대전화만 가지고 집을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외출 모습은 CCTV로 확인, 이후 가족과 주변인들의 연락이 끊겼다. 휴대전화는 5월 17일께 전원이 꺼진 것으로 파악됐고 이후 통신·금융·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에서 장씨의 생활 흔적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가족 측은 또 본인 명의의 신규 휴대전화 개통 기록이나 제주공항 이용 기록, 여객선을 이용해 제주를 빠져나간 기록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씨 가족 측은 “가족들은 뭐하고 있었냐”는 일부 반응에 대해 "최초 신고 당시 경찰로부터 장씨가 안전하며 자신에게 연락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에 가족 입장에서는 장씨가 무사한 것으로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도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람을 찾고 싶은 것이지 정치적으로 원망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용해져서 흐지부지로 끝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주진우 “가족에게 미리 거짓말…어떻게 알았나”
이와 관련해 검사 출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해당 사건을 짚었다.주 의원은 자신의 채널 ‘주진우의 이슈해설’을 통해 경찰이 장미란씨와 실제 연락이 닿았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족에게 “장미란씨가 연락됐는데 잘 살고 있다”고 알리고 실종 사건을 종결한 경위를 지적했다.
주 의원은 “장미란씨가 가족한테 연락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알고?”라며 “장미란씨가 가족한테 연락하는 순간 자기가 거짓말한 게 주루룩 들키는데, 어떻게 장미란씨가 연락 안 할 걸 알고 가족한테 미리 거짓말을 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장미란씨가 연락됐는데 잘 살고 있답니다', 실종사건을 없애버려, 이게 뭐죠?”라며 “저는 이 정도 되면 장미란씨 실종 사건에도 관여된 게 아닌가, 단순히 사건을 말아먹거나 골든타임을 놓친 게 아닌, 이 정도면 공범 아니야?”라고도 말했다.
또 다른 실종사건에서도 유사 정황…경찰 수사 확대
한편 이번 사건을 둘러싼 논란은 23일 또 다른 실종사건이 공개되면서 더욱 커졌다. 장씨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이 지난 7월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사건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사건을 종결한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해당 남성은 신고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 A경장은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됐다.경찰은 장씨 사건과 관련해 해당 경장이 112 신고를 종결한 데 이어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서도 사건이 관리되지 않도록 한 정황을 확인하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수사본부는 23일 제주경찰청을 찾아 실종사건 처리 과정 등을 점검했다.
CCTV 118대 전량 삭제…“골든타임 놓쳤다” 논란
특히 장씨 사건에서는 초동수사 과정에서 확보할 수 있었던 CCTV가 사라진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제주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씨의 실종 추정 시점인 5월 12~20일 한림읍 일대 CCTV 118대의 영상이 모두 삭제됐다. 해당 영상의 보존기간은 30일이었으며, 경찰이 영상 열람을 요청한 것은 지난 19일로 실종 추정일로부터 98일이 지난 뒤였다.한편 제주에서는 성인 실종 신고가 매년 수백 건씩 발생하고 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부터 올해 7월까지 접수된 만 18세 이상 성인 실종 신고는 총 2914건이며,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성인은 15명으로 집계됐다. 장씨 역시 지난 5월 실종된 뒤 3개월 넘게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경찰은 장씨의 마지막 휴대전화 신호가 확인된 한림항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을 이어가는 한편, 최초 실종 신고를 담당한 경찰관의 사건 처리 과정과 허위 종결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장씨의 정확한 이동경로와 소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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