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주총 안건 '형식적 의결권 행사' 지적…금감원 "업무 개선 유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금융감독원이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와 공시 관행 개선을 위해 점검 결과와 주요 미흡 사례를 공개했다. 주총 안건에 대한 일괄 불행사·일괄 찬성이나 행사 사유를 형식적으로 기재하는 사례가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공시 업무 담당자 약 300명을 대상으로 ‘2026년 자산운용사 의결권 행사·공시 설명회’를 개최했다.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의결권 점검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이번 설명회에서 구체적인 의결권 행사·공시 점검 기준과 주요 미흡 사례를 안내했다. 점검 대상 285개 운용사 가운데 50곳은 의안을 일괄적으로 불행사했고, 86곳은 일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안명을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운용사는 87곳, 의안 유형을 기재하지 않은 곳은 68곳이었다. 대상 법인과의 관계를 기재하지 않은 운용사도 134곳에 달했다.

특히 285개 운용사 중 121곳(42.4%)은 주총 안건의 절반 이상에 대해 ‘주주총회 영향 미미’, ‘주주권 침해 없음’ 등과 같이 행사 사유를 형식적으로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용이나 유형이 서로 다른 안건에 동일한 행사 사유를 기재하는 ‘중복기재율’도 중·소형사가 31.1%로 대형사 11.6%보다 높았다.

반면 내부 관리체계를 갖춘 운용사일수록 의결권을 충실하게 행사하고 주주활동에도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 자산운용사 가운데 의결권 관련 전담조직을 설치한 곳은 지난해 13곳에서 올해 18곳으로, 의사결정기구를 마련한 곳은 36곳에서 40곳으로 증가했다. 수탁자책임 관련 KPI를 마련한 운용사도 12곳에서 20곳으로 늘었다.

업계의 모범 사례도 소개됐다. KB자산운용은 생성형 AI를 의결권 행사 내역 검증·분석에 활용해 사외이사 선임 안건 검토 등에 적용한 경험을 공유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주주활동 대상 기업 선정부터 모니터링, 비공개 대화, 주주서한 발송 및 의결권 행사, 성과 분석과 사후관리로 이어지는 단계적 주주활동 절차와 관련 내규·정책을 소개했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공시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모범·미흡 사례를 공유해 업무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수탁자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운용사가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서재완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의결권 행사를 포함한 수탁자책임 이행은 타인의 재산을 맡아 관리하는 수탁자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며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가 개정되는 등 수탁자책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의결권을 충실하게 행사하고 이를 운용문화에 내재화해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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