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일가 지분 3.5%인데 내부지분 61.4%…사익편취 규제대상 첫 1000곳 넘어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2동 공정거래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대기업집단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은 평균 3.5%에 그쳤지만 계열회사 등을 포함한 내부지분율은 6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는 처음으로 1000개를 넘어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을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올해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102개 가운데 총수가 있는 89개 집단의 소속회사 3293개 사다.

분석 결과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61.4%로 지난해 62.4%보다 1.0%포인트 낮아졌다. 내부지분율은 국내 계열회사의 전체 발행주식 가운데 총수와 친족, 계열회사, 비영리법인, 임원 등 총수 관련자가 보유한 주식의 비율을 뜻한다.

이 가운데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은 평균 3.5%에 불과했다. 반면 계열회사가 보유한 지분은 평균 55.5%에 달했다. 총수일가가 보유한 직접지분과 기업집단 전체 내부지분 사이의 격차가 여전히 큰 셈이다.

공정위는 내부지분율 자체는 최근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전체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소유·지배 간 괴리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총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기업집단은 올해 새로 지정된 일진글로벌로 51.4%를 기록했다. 대명화학 26.4%, 부영 23.1%, 아모레퍼시픽 17.5%, DB 16.8% 등이 뒤를 이었다. 총수 2세 지분율은 넥슨이 65.1%로 가장 높았고 한국앤컴퍼니그룹 19.6%, 반도홀딩스와 애경이 각각 12.1%였다.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도 늘었다. 올해 규제대상 회사는 88개 기업집단의 1047개사로 전체 소속회사 3293개사의 31.8%를 차지했다. 지난해보다 89개 늘어난 규모로, 규제대상 회사가 1000개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총수일가가 2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와 해당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다. 올해 총수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회사는 431개, 이들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회사는 616개로 집계됐다.

공정위는 규제대상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신규 기업집단 지정을 꼽았다. 특히 올해 신규 지정된 라인에서만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 40개가 새로 포함됐다. 다만 공정위는 규제대상 회사 증가 자체에 별도의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신규 지정 집단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순환출자 구조는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는 지난해 1435개에서 올해 233개로 1202개 감소했다.

태광과 KG는 기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된 사조는 순환출자 고리를 1426개에서 220개로 줄였다. 사조는 공정위에 올해 3분기까지 순환출자 고리를 140여개 수준으로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사주 비중도 줄었다.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 가운데 87개 집단의 425개 계열사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균 자사주 비중은 1.9%로 전년보다 0.5%포인트 낮아졌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집단은 미래에셋 10.5%, 교보생명보험 8.5%, KCC 7.5%, 부영 5.9% 순이었다.

총수일가 등이 대상인 주식기반 보상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5개 기업집단이 총수·친족·임원 등을 대상으로 체결한 주식지급약정은 585건으로 전년 353건보다 65.7% 증가했다.

주식지급약정 증가는 삼성의 신규 체결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2024년에는 주식지급약정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임원을 대상으로 317건을 새로 체결했다. 공정위는 삼성 측이 기존 현금 중심의 임원 인센티브에서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주식지급약정을 대거 도입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총수나 친족을 대상으로 주식지급약정을 맺은 사례도 확인됐다. 두산·아모레퍼시픽·교보생명보험은 총수와 약정을 체결했고 한화·웅진·유진은 총수 2세를 대상으로 약정을 맺었다. 모두 6개 집단에서 총수와 친족 11명을 대상으로 19건이 체결됐다.

공정위는 주식지급약정 자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지는 않으면서도 향후 보상이 총수일가 등 특수관계인에게 집중되는지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의 직접지분율과 내부지분율 간 격차가 지속되는 등 소유와 지배 간 괴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대기업집단의 소유·출자구조와 내부거래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하고 사익편취 혐의 등이 확인될 경우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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