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GGGF] 주시현 현대차 로보틱스지능개발실장 "항공, 의료, 건설, 농업 현장 투입된 K-피지컬 AI"

주시현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지능개발실장이 로보틱스로 여는 미래 사람과 산업을 위한 혁신 Building Tomorrow Robotics for Industry and Humanity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20260903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주시현 현대자동차·기아 로보틱스지능개발실장이 '로보틱스로 여는 미래: 사람과 산업을 위한 혁신. Building Tomorrow: Robotics for Industry and Humanity'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단순히 한 대의 뛰어난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든다고 한국의 피지컬 인공지능(AI) 경쟁력이 강화되는 건 아니다. 자동차와 제조업을 넘어 물류, 서비스, 통신 등 다양한 산업을 로봇으로 매개하는 '로보틱스 인텔리전스 소사이어티'를 통해 로봇이 실제 일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겠다."

주시현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지능개발실장(상무)은 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18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26 GGGF)'에서 '세계 시장 향하는 K-피지컬 AI'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주 실장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노동력 부족, 돌봄 공백, 의료비용 증가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피지컬 AI, 로보틱스 기술은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인프라 완성을 통해 피지컬 AI 산업 전반이 발전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는 개발 중인 로봇을 현장에 투입해 문제를 확인한 뒤 다시 연구실로 가져와 보완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다. 작업자의 신체 부담을 줄여주는 보조 로봇 '엑스블 숄더(X-ble Shoulder)'가 대표적이다.

주 실장은 "이 제품은 2019년 선행연구로 시작해 3단계 실증을 거쳐 활용 범위가 확장된 제품이며 반복 노동에 따른 노동자의 신체 피로도 저하, 산업재해 및 사고 예방,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재활 치료 등을 통해 많은 사회적 비용을 해결하고 있다"며 "다양한 현장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 고도화를 이뤄낸 끝에 제조 공장뿐 아니라 항공·건설·조선·농업 등으로 활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로봇과 관수로봇도 PoC(개념검증) 개발의 대표적 사례다. 그는 전기차 충전로봇을 예로 들며 "실험실 밖으로 나오니 직접 들기에 무거운 전기차 고속 충전 케이블의 무게(5~7kg), 배리어프리(Barrier Free·무장애)에 친화적이지 않은 충전소 위치, 우천 시 감전을 우려하는 소비자 심리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견됐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서 활용되는 업무용 전기차 70대를 대상으로 실증하면서 문제를 개선해 양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피스, 호텔 등에서 활약하는 관수로봇과 경비로봇은 표면적으로는 산업 로봇보다 단순한 서비스로 보이지만 사실 이들 로봇은 일상에서 사람과 공존 가능한지를 실험하는 일종의 테스터베드"라면서 "관수로봇은 사람 이동 동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물리적 환경에 따라 식물의 생존을 최우선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서비스 영역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설명했다.

로보틱스랩은 웨어러블 로봇뿐 아니라 △모빌리티 플랫폼 △매니퓰레이션(물체를 파지하고 조작하는 작업) △로봇 자율주행(SLAM) △미션·피지컬 AI △온디바이스 AI 등 7개 핵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특정 로봇 개발보다 향후 다양한 로봇에 적용할 수 있는 공통 기술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고품질 로봇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핵심 요소다.

주 실장은 피지컬 AI 경쟁이 '인간과 똑같은 로봇'에서 '얼마나 저비용으로 일을 할 수 있느냐'는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이 열광하는 휴머노이드 기술은 인간의 '손'과 유사한 고성능 로봇이지만 이를 구현하기 위해선 15개 이상의 모터와 복잡한 구동 구조가 필요하다"며 "반면 모터 단 2개의 '그리퍼'로도 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려면 고가의 맞춤형 로봇보다 반복적으로 생산하고 다양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며 "하나의 모빌리티 플랫폼을 기반으로 안내, 배송, 운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하고, 부품과 시스템을 공용화해 생산 규모를 늘리는 '공통 플랫폼'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글로벌 경쟁이라는 장기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은 한국 피지컬 AI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주 실장은 "피지컬 AI가 하나의 로봇 제품을 넘어 산업으로 성장하려면 로봇을 둘러싼 서비스와 인프라까지 함께 움직여야 한다"며 "부품, 운송, 서비스, 보험, 통신 등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건전한 피지컬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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