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대법관 7일 퇴임…대법관 2명 공백에 재판 차질 우려

  • 김성수 후보자 청문회 14일…최소 열흘간 2석 공석

  • 손봉기 재제청 놓고 청와대·대법원 대립 장기화

이흥구 대법관 사진연합뉴스
이흥구 대법관 [사진=연합뉴스]

이흥구 대법관이 오는 7일 퇴임하면서 대법관 공석이 2석으로 늘어난다. 이 대법관 후임 인선은 국회 인사청문 절차에 들어갔지만 노태악 전 대법관의 빈자리는 청와대와 사법부 간 제청 갈등으로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갈등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으면 소부와 전원합의체 심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법관은 7일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다. 이 대법관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제청을 받아 2020년 9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다. 경남 통영 출신인 이 대법관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서울지법 남부지원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부산·창원·대구 등 지역 법원에서 주로 근무했다.

이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밟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오는 14일 인사청문회를 열고, 16일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과 대통령 임명 절차가 남아 있다. 관련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돼도 최소 열흘가량 대법관 2명이 동시에 공석인 상황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소부 운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 대법관은 노경필 대법관이 지난 7월 14일 법원행정처장으로 임명되면서 재판 업무에서 빠진 대법원 3부 소속이다. 이 대법관까지 퇴임하면 3부에서 재판에 참여할 수 있는 대법관은 정원 4명의 절반인 2명으로 줄어든다.

대법원 소부는 대법관 4명으로 구성되고 3명 이상의 의견이 일치해야 판결할 수 있다. 현재 구성대로라면 3부의 정상적인 심리가 어려운 만큼 대법원이 사무분담을 조정해 소부 구성을 재편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지난 3월 3일 퇴임한 노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등 4명을 제청 대상 후보자로 추천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후보 추천 이후 7개월 가까이 제청하지 않다가 지난달 18일 손 부장판사를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했다. 이 대법관 후임에는 김 후보자를 제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통상 대통령을 직접 만나 후보자를 제청해온 관행과 달리 두 후보자를 서면으로 제청했다.

청와대는 김 후보자에 대해서만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했다. 손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지난달 28일 "절차적 완결성을 갖추지 못한 제청"이라며 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했다. 현행 헌법 체제에서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으로 제청하고, 청와대가 재제청을 요구한 것 모두 처음이다.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지난달 30일 부친상을 당하면서 발표를 미뤘다. 대법원은 내부 논의를 거쳐 이르면 이번 주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쟁점은 조 대법원장이 기존 추천 후보 가운데 다른 인물을 다시 제청할지, 후보추천위를 새로 구성할지다.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자를 제청할 때마다 후보추천위를 구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손 후보자에 대한 제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추천위를 다시 구성해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청와대와 여권에서는 지난 1월 후보추천위가 추천한 나머지 후보 3명 가운데 한 명을 다시 제청해야 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조 대법원장이 추천위 재구성을 선택하면 후보 추천과 청와대 협의를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해 공백은 더 길어질 수 있다. 청와대와 사법부의 갈등도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도 대법관 공백은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12년 7월에는 박일환·김능환·전수안·안대희 전 대법관의 후임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가 늦어지면서 약 23일간 대법관 4명이 동시에 공석이 됐다. 대법원은 당시 양창수 대법관이 다른 소부의 구속·민사사건 심리에 참여하도록 하는 비상 직무대리 체제를 가동했다.

당시 안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병화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해당 자리는 후보추천위 재구성과 재제청을 거쳐 약 4개월 동안 비었다. 2015년 박상옥 대법관 취임 전에는 약 3개월, 김상환 대법관 취임 전에는 약 2개월간 공백이 발생했다. 2024년 엄상필·신숙희 대법관 취임 전에도 약 2개월 동안 자리가 비었다.

다만 과거 공백은 주로 국회의 임명동의나 인사청문 절차가 늦어지면서 발생했다. 이번처럼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후보자 제청 단계부터 대립해 대법관 공석이 6개월 넘게 이어진 사례는 찾기 어렵다.

공백이 장기화하면 소부뿐 아니라 전원합의체 운영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공석이 있어도 법정 출석 정족수를 충족하면 심리할 수 있는데,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의 결론을 대법관 일부가 빠진 상태에서 내리는 데 대한 부담도 따른다.

전원합의체는 김건희 여사의 '3대 의혹' 관련 사건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등을 심리 중이다. 청와대와 대법원이 제청 갈등의 해법을 찾지 못하면 주요 상고심의 심리와 선고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