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7일 공공기관 109곳을 줄이는 기능개혁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크지 않다”면서 기관 수 감축보다는 공공부문 자원의 전략적 재배치에 방점이 찍힌 개혁이라고 밝혔다.
허 차관은 이날 청와대 정책홍보 방송 ‘팩트방앗간’에 출연해 “공공부문의 역할을 약화하거나 단지 비용을 줄이려는 차원이 아니다”며 “미래에 대비해 자원을 재배치하고 공공부문의 관성적인 팽창을 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 증가 추세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몇 개 기관을 줄였는지보다 기능을 얼마나 강화하고 미래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재배치했는지를 봐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3일 전체 관리 대상 공공기관의 약 20%인 109곳을 감축하는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전략적 구조개혁으로 15곳, 유사·중복 기능 일원화로 11곳, 자회사·소규모 기관 통합으로 83곳을 각각 줄인다는 계획이다.
허 차관은 통폐합 대상 기관 직원에 대한 고용승계 보장 원칙도 재확인했다. 허 차관은 “통폐합으로 임금이나 복지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분명한 원칙”이라며 “보수 체계를 조정하고 선택적 복지비 한도를 일부 높이는 등 지원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실적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다만 기관장과 이사 등 임원은 승계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허 차관은 “신설 기관이 만들어지거나 기존 기관이 폐지되면 임원의 지위에는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각 부처와 기관이 효율적인 인력 배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노동계가 대책 수립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다섯 차례 이상 노정 협의를 진행했다”며 앞으로 재경부·고용노동부와 상급노조 간 협의, 주무부처·기관과 개별 기관 노조 간 협의를 병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석유공사와 가스공사 통합 과정에서 석유공사의 부채가 가스공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는 별도 자회사를 통한 관리 방안을 제시했다. 허 차관은 “석유공사의 부채와 부실 해외자산을 별도 자회사에서 관리하고 시장 상황을 보면서 자산을 단계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스공사 주주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장치를 마련하겠다”며 두 기관의 통합 목적은 단순한 재무구조 개선이 아니라 에너지 공기업의 역량과 대외 협상력을 높이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청산하기로 한 대한석탄공사의 약 2조6000억원 규모 부채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청산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대한석탄공사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해 청산 절차를 밟되, 구체적인 재원 분담 방안은 추후 확정할 예정이다.
기관 통합에 따라 기존 지방 본사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본사 위치를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개발 부문과 주거복지·자산관리 부문으로 분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과거 토지공사·주택공사 체제로 돌아가는 것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개발 이익의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별도 계정에 적립해 주거복지 부문을 지원하는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LH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허 차관은 밝혔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합은 우선 유보하고 기능적 협업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공항전략협의회를 구성해 국제선 배분과 시설·인력 운영 등의 협력 방안을 마련한 뒤 두 기관의 통합 여부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공항별로 나뉜 보안 업무는 하나로 모아 별도의 항공보안 전문기관으로 육성한다.
허 차관은 “이번 발표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각 부처가 기관별 기능개혁 로드맵과 조직·정원 조정 방안을 마련하면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단에서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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