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공급대책 1년] "땅 있어도 못 짓는다"…공급 가로막는 '착공 병목'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260811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주택 단지 모습. 26.08.11[유나현 기자, shooting@ajunews.com]

정부가 9·7 대책에 이어 8·13 대책에서도 공급물량과 속도전을 강조했지만 실제 착공을 가로막는 현장의 병목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은 토지보상 등 사업 절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민간은 공사비 상승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에 따른 사업성 악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공은 '절차'·민간은 '사업성'…착공 곳곳 병목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공 주택사업은 택지 확보와 보상 등 착공에 앞선 절차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공급 속도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공급 계획에 부지를 포함하더라도 실제 공사를 시작하기까지는 토지 소유자와의 협의 등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 있어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공공은 택지 개발 과정에서 보상 기간이 길어지는 게 문제”라며 “토지 보상은 토지 소유자와 협의를 통해 매수해야 하는 만큼 소유자가 땅을 팔지 않겠다고 하면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공 부문은 결국 지방자치단체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LH 개혁안 마련과 기능 개편 등도 향후 공급 속도의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민간 주택 공급은 사업성과 자금 조달 여건이 관건이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이 이어지는 데다 PF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

함 랩장은 “민간 주택사업에서 인허가 이후 착공으로 넘어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PF 대출”이라며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이자 부담도 높아지면서 실제 착공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또 '속도전'…8·13 대책 병목 뚫을까
정부가 9·7 대책 발표 1년을 앞두고 지난달 8·13 신속공급 대책을 추가로 내놓은 것도 이 같은 병목을 줄이기 위해서다. 정부는 신규 공공택지의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31개월 단축하기로 했다. 민간 사업에 대해서도 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PF 보증 등 금융 지원을 확대해 착공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관건은 절차 단축과 금융 지원이 실제 사업장의 착공으로 이어지느냐다. 함 랩장은 “8·13 보완책은 대책 자체가 신속한 공급을 위해 마련된 만큼 결국 착공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PF 등 대출 지원과 매입을 통한 직접적인 지원, 비아파트 임대사업자에 대한 LTV 규제 완화 등은 모두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정비사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얼마나 줄이는지도 중요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개발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조합 설립, 사업시행·관리처분인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사업 단계별 기간을 단축해야 실제 공급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절차를 줄이고 금융 지원을 늘리더라도 사업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민간의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 교수는 “정부가 정책을 내놓는다고 해서 계획대로 공급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시장 상황도 녹록지 않다”며 “기업형 임대를 활성화한다고 해도 수익성이 나오지 않으면 사업에 참여할 기업이 없기 때문에 정책만으로 착공을 앞당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착공 속도가 빨라지더라도 실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불가피하다. 다만 입주에 앞서 분양 물량이 늘어나면 청약시장 등을 통해 공급 확대 효과가 먼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함 랩장은 “아무리 속도전을 하더라도 체감되는 입주 물량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착공 이후 일반분양이 시작되면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공급이 나온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어 준공보다 먼저 공급 확대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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