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산촌의 1960~70년대 삶, 보고 듣고 만진다

  • 인제산촌민속박물관, 9일부터 내년 5월까지 '산골집에서 온 편지' 기획전

  • 기록영상·생활도구·구술자료 전시…점자·수어·촉각자료로 관람 장벽 낮춰

강원 인제산촌민속박물관에서 9일부터 2027년 5월 31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산골집에서 온 편지 인제 196070년대》 전시장 모습사진인제군
강원 인제산촌민속박물관에서 9일부터 2027년 5월 31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산골집에서 온 편지, 인제 1960~70년대》 전시장 모습.[사진=인제군]

강원 인제의 1960~70년대 산촌 생활과 공동체 문화를 보고 듣고 만지며 체험하는 기획전이 열린다.
 
인제군문화재단 인제산촌민속박물관은 9일부터 2027년 5월 31일까지 박물관 2층 산촌이음마루에서 《산골집에서 온 편지, 인제 1960~70년대》를 개최한다.
 
8일 인제군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2026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기록영상과 구술자료, 생활도구를 통해 당시 산촌 주민들의 일상과 공동체 모습을 조명한다.
 
1960~70년대는 산촌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육과 교통, 산업, 주거환경이 빠르게 변하던 시기다.
 
전시장에서는 산길을 오가며 학교에 다닌 아이들과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생활도구를 만든 주민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 이웃과 마을을 이루며 살아온 이야기도 지역에 남은 기록과 주민들의 목소리로 풀어낸다.
 
전시는 과거의 인제와 오늘의 관람객을 잇는 ‘편지’를 주제로 네 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편지: 두메산골 학교에서 온 편지’에서는 1972년 인제 원대리 와현분교의 학교생활과 마을 풍경을 담은 문화영화 「두메학교」를 상영한다. 관련 향토자료를 통해 당시 산촌의 교육환경도 보여준다.
 
‘두 번째 편지: 산골집에서 보낸 하루’에는 주루막과 삼태기, 설피, 함지, 종다래끼 등 농사와 일상에서 사용한 도구가 전시된다. 일부 자료는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들어볼 수 있다.
 
인제 귀둔 출신 이종관이 만든 공예품과 생활도구도 선보인다. 자연환경에 맞춰 도구를 제작하고 사용했던 산촌 주민들의 생활기술과 지혜를 살펴볼 수 있다.
 
‘세 번째 편지: 기억을 잇는 사람들’에서는 1950~80년대 인제와 강원지역의 학교와 농촌, 장터, 교통을 촬영한 기록영상을 공개한다.
 
1959년 진주 촉석루 재건에 쓰인 인제 목재의 운반 과정과 인제고등학교 재건 당시 모습도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향토사를 기록해 온 최병헌·박수홍의 인터뷰를 통해 수복 이후 산촌마을의 변화와 냇강마을, 뗏목 문화에 얽힌 이야기도 들려준다.
 
마지막 공간인 ‘네 번째 편지: 산촌에서 온 초대장’에서는 띠 도장 찍기와 칠교, 딱지 등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인제 약초의 향을 맡아보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냇강마을의 물과 바람, 새소리,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냇강마을 심포니」도 마련했다. 관람객이 시각과 청각, 촉각, 후각을 통해 산촌의 풍경을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특히 기획 단계부터 문화 접근성을 전시의 주요 원칙으로 반영했다. 점자와 큰글씨, 쉬운글을 제공하고 수어·자막·음성해설 영상도 갖췄다. 일부 생활자료는 촉각 전시로 꾸며 장애 유무와 연령에 관계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전시는 인제군이 추진해 온 지역문화 알리기의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인제군은 박인환 시인의 문학적 유산을 알리는 박인환문학축제와 지역의 목공예 전통을 계승하는 전국 목공예대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인제군의 2026 박인환문학축제는 특정 인물과 문학을, 인제전통목기 전국 목공예대전은 지역 기술과 창작활동을 중심에 둔다.
 
이와 달리 이번 기획전은 이름 없이 살아온 산촌 주민들의 일상과 기억을 인제의 문화자산으로 내세운다. 기록 보존에 머물지 않고 영상과 소리, 생활도구, 체험을 결합해 지역의 역사를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무장애 전시를 도입해 문화 향유의 대상을 넓힌 점도 기존 행사와 구별된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후원했다. 박물관은 관람객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향후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의 문화 접근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오정 인제군문화재단 문화정책팀장은 “인제 산촌의 삶과 이야기를 보고 듣고 만지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험하길 바란다”며 “네 통의 편지를 따라 그 시절 인제 사람들의 삶과 오늘의 우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