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장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은 농업 부분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예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 농식품 예산 22.2조원…기금 채무 정리·농가 소득안전망 확대
농식품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22조2215억원으로 올해보다 10.4% 증가했다. 2000년 이후 약 27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특히 농업 관련 기금에 누적된 채무를 정리하는 부분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증가율은 25.7%에 달한다고 송 장관은 설명했다.농안기금과 FTA기금, 농지기금 등 3개 기금을 통합하고 누적 적자를 정리하는 한편 축산발전기금의 채무도 털어내기로 했다. 신규 사업 예산은 통상 2% 안팎으로 증액되지만 내년에는 전체 예산의 8% 수준으로 확대됐다.
송 장관은 특히 농어촌상생협력기금에 정부 예산 7000억원을 투입하는 점을 강조했다. 한·중 FTA 당시 기업들이 10년간 1조원을 출연하기로 했지만 실제 출연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농업계의 불만이 이어져 왔다. 이에 정부가 부족분을 예산으로 보완하기로 했다.
농업인 소득 안정을 위한 정책도 확대한다. 공익직불제 예산은 3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기존 재해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준보험 작물' 제도를 도입한다. 지난해 개정된 양곡법·농안법에 따라 올해부터 시행되는 농산물 가격안정제도 내년도 예산에 반영됐다.
송 장관은 공동영농 확대도 주요 변화로 꼽았다. 올해 6개소에서 시작한 공동영농을 내년 30개소로 확대해 영농 규모가 작은 국내 농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농가 입장에서 소득을 높이고 생산성 측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며 "잘 설계해 확대해 우리 농업의 활로를 열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농업의 미래 대응을 위한 투자도 강화한다. 농업 분야 기본소득과 피지컬 AI 관련 재원 등이 포함된 미래대응기금에 대해 송 장관은 농특세를 재원으로 조성된 만큼 "온전히 농업·농축산 분야에 투자된다"고 설명했다. 남은 재원에도 농업 분야 사용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이자까지 농업 분야에서 활용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추석 할인에 1490억원 투입…명절 이후 유통구조 개선 추진
추석 물가 안정에는 1490억원의 할인 지원 예산을 투입한다. 기존 명절 기간 13대 성수품 중심으로 진행하던 할인 지원을 국내 농축산물 전반으로 확대하고 추석 이후인 9월 말까지 행사를 이어간다. 전통시장 농축산물 구매 환급 행사 대상도 지난해 200개소에서 올해 300개소로 확대하며, 농할상품권은 20% 할인 판매한다.10월 이후에도 물가 안정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한다. 농식품부는 도매시장 효율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함께 올해 12월까지 전자송품장 비중을 100%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활성화도 추진한다. 소비자가 거주 지역에서 농축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을 확인할 수 있는 '알뜰소비앱'도 9월 출시할 예정이다.
농지 투기 엄정 대응…고령농 등 불가피한 위반은 현장 여건 고려
송 장관은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우려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5월 18일부터 7월 말까지 136만㏊ 규모의 농지를 대상으로 기본조사를 실시했으며, 이 가운데 약 27%가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됐다. 심층조사는 청문 등을 거쳐 오는 12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심층조사 대상에는 불법 임대차 의심 농지와 무단휴경, 불법 전용, 소유제한 위반 등이 포함됐다. 다만 고령이나 질병 등으로 농사를 짓기 어려워 휴경한 농지나 상속농지의 임대차 등은 현장 여건을 고려해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기환 농식품부 농지과장은 "농지법상 엄격하게 적용하면 불법 소지가 있어 보이는 부분도 현장 상황과 여건을 고려해 자진정비나 양성화, 계도 등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농업인의 휴경·임대차와 상속농지, 농업활동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비닐하우스·창고 등의 농지 활용 문제 등은 현장 여건에 맞게 판단할 계획이다.
송 장관은 "투기로 볼 수 있는 것은 단단하게 조치하겠지만 선량한 농업인이 관행적으로 해온 법 위반이나 경미한 사항을 처벌·단속하려는 것이 아니"라며 "농지법과 현실의 괴리를 현실에 맞게 교정하고 농지 관리를 제대로 할 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지 임대차의 제도화도 추진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농지 임대차 서면계약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증가했다. 농지은행 위탁이나 개인 간 서면 임대차 계약을 통해 기존의 구두 계약 관행을 개선하고 농지 거래를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는 농업인들이 자주 묻는 사례를 정리한 상담·안내 자료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송 장관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국익이나 민의에 반한다면 가입을 전제로 논의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충분히 듣겠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농업계의 생산기반 붕괴 우려에 대해서는 "최소한 우리가 자체적으로 갖춰야 하는 기반을 유지하면서 개방과 보완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남은 임기 동안 농축산물 수급 안정과 농업 생산성 제고에 집중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농축산물 가격이 낮으면 농업인이 어렵고 국민은 좋아하지만, 생산자가 만족할 만큼 가격이 오르면 국민이 어려워진다"며 "그 사이에서 수급 균형을 맞추는 게 농림부의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안정제와 재해보험을 두텁게 하고 생산안정을 위한 자재 지원 등을 통해 농업인이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래를 위해서는 AI를 농업에 잘 적용해 생산성을 확실하게 끌어올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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