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단이 17일 결전지 일본으로 떠났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이상현 선수단장을 비롯해 배드민턴·도로사이클·여자 핸드볼·탁구 등 선수와 임원 122명이 출국했다. 오는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16일간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43개 종목에 469개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은 크리켓과 빠델을 제외한 41개 종목에 선수 792명, 임원 260명 등 모두 1052명을 파견한다.
목표는 금메달 40~45개와 종합 3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종합 3위를 지키면서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항저우에서 한국은 금메달 42개를 따 일본(52개)에 10개 뒤졌다. 양궁·수영·사격·펜싱·태권도·배드민턴 등 강세 종목이 제 몫을 해주고 유도·근대5종·e스포츠 등에서도 힘을 보태야 목표에 다가설 수 있다.
한국은 오랫동안 중국·일본과 함께 아시아 스포츠 강국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종목별로 빠르게 성장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도전도 거세다. 일부 인기·효자 종목의 메달에 기대 전체 순위를 끌어올리는 방식에도 한계가 있다. 몇몇 스타의 성적보다 종목 전반의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가 한국 스포츠의 현재를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이번 대회의 성패를 순위표만으로 따져서는 안 된다. 아이치·나고야는 2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으로 가는 길목이다. 안세영과 황선우·김우민, 오상욱, 우상혁 등 간판선수들의 현재 기량을 확인하는 동시에 새로운 얼굴을 찾아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인 선수가 2년 뒤 LA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도 있다. 금메달 숫자 못지않게 선수층을 얼마나 두껍게 만드느냐도 중요하다.
메달이 나오지 않는 곳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세계와의 격차가 벌어진 종목, 유망주 육성이 막힌 곳은 없는지도 살펴야 한다. 아시안게임 성적표는 잘하는 종목을 확인하는 자료인 동시에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취약한 곳을 드러내는 진단표이기도 하다. 대회가 끝난 뒤 메달 수만 계산하고 넘어간다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칠 환경을 만드는 일은 체육 당국의 책임이다. 이번 대회는 나고야와 아이치현뿐 아니라 일본 여러 지역에서 분산 개최된다. 이동과 숙박, 식사, 의료와 부상 관리까지 빈틈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수년간 한 대회를 바라보고 땀 흘린 선수들의 경기력이 경기장 밖 문제 때문에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선수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메달 색깔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견뎌낸 시간과 정상급 선수들과 겨룬 경험도 한국 스포츠가 축적해야 할 자산이다. 성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필요하지만 그 책임을 선수 개인에게만 돌려서는 곤란하다. 선수 육성과 지원 시스템까지 함께 들여다봐야 다음 대회가 달라진다.
일본에서 하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이다. 금메달 40~45개와 종합 3위라는 목표는 분명하다. 그러나 나고야에서 가져와야 할 것은 메달만이 아니다. 한국 스포츠의 강점과 빈틈을 확인하고 새로운 선수들을 발견해 2년 뒤 LA로 이어가는 것이 더 큰 숙제다. 일본으로 향한 태극전사들이 준비한 기량을 후회 없이 펼치길 바란다. 그들의 도전이 한국 스포츠의 다음 장을 여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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