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앙·지방정부, 공기업 등을 포함한 공공부문에서 83조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민생회복소비쿠폰 등 정부의 민간 이전지출과 공기업의 주택 관련 투자가 늘면서 총지출이 총수입보다 크게 증가해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25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는 83조1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전년(69조1000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14조원 늘었다. 공공부문에는 일반정부(중앙정부·지방정부·사회보장기금)와 공기업(비금융공기업·금융공기업)이 포함된다.
공공부문 총수입은 1192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2조원(4.7%) 늘었다. 조세수입(법인세, 소득세)과 사회부담금 등을 중심으로 수입이 증가했다. 반면 총지출은 1275조2000억원으로 62조원(5.5%) 증가했다. 일반정부의 경상이전과 최종소비지출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법인세 수입 증가는 2024년 기업 영업이익 개선의 영향이 컸다. 법인세는 기업의 전년도 실적이 이듬해 납부액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소득세 역시 명목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10조원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상용근로자의 임금 총액 증가율은 2.9%, 특별급여 증가율은 4.3%였다.
이현영 한은 지출국민소득팀장은 "지난해 공공부문 적자가 확대된 배경으로 정부의 민간 이전지출과 공기업의 주택 관련 투자가 주요 적자원인"이라며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1%에 그친 가운데 건설업 부진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하자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직·간접적인 지출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일반정부 수지는 60조1000억원 적자로 전년(57조5000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2조6000억원 확대됐다.
일반정부 총수입은 903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4조6000억원(6.4%) 늘었다. 재산소득 수취 등이 증가한 데다 조세수입과 사회부담금도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총지출이 963조3000억원으로 57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수지가 악화됐다.
특히 건강보험급여비 등 최종소비지출과 기타경상이전이 크게 늘었다. 기타경상이전 증가분은 약 24조2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민생회복소비쿠폰 지급액이 13조5000억원을 차지했다. 여기에 소상공인 지원 등을 포함한 민생안정 명목의 추가경정예산 지출도 반영됐다.
중앙정부는 총수입이 늘었지만 총지출 증가폭이 더 커지면서 적자 규모가 90조1000억원으로 전년(83조8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지방정부는 적자 규모가 15조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크게 줄었다.
국민연금·공무원연금·국민건강보험 등 사회보장기금은 32조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흑자 규모는 전년보다 9조8000억원 감소했다. 연금납부액과 건강보험료 등 사회부담금보다 사회수혜금이 더 크게 늘어난 결과다.
공공부문 수지는 코로나19 이후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세 번째 6년째 적자 행진이다. 앞서 2008~2013년에도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GDP 대비 일반정부 수지 비율은 -2.2%로 집계됐다.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하면 -3.4%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4.4%)과 유로지역 평균(-2.9%)보다 낮은 수준이다.
향후 공공부문 수지는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보이고 있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보험료율이 인상된 점도 사회보장기금의 흑자 축소세를 둔화시키면서 공공부문 수지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팀장은 "올해부터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와 소득세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2026년에는 적자 폭이 줄고 2027년에는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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