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웹툰·영상 사이트들이 접속 차단을 당한 뒤 주소를 바꿔 다시 운영하면서 지난 2023년 이후 반복 심의·시정요구 건수가 1만6000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저작권 침해정보 접속차단 시정요구의 67.5%에 달해 주소별 차단 방식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방미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지난 8월까지 저작권 침해정보에 대한 접속차단 시정요구는 총 2만4297건이었다. 이 가운데 주소 변경이나 대체사이트 개설에 따른 반복 심의·시정요구는 1만6390건으로 집계됐다.
반복 심의·시정요구 건수는 2023년 6236건, 2024년 5771건, 2025년 1877건, 지난 8월까지 2506건이었다. 사이트별로는 '후후티비'가 205회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아지툰' 146회, '뉴토끼' 137회, '티비위키'와 '티비착'이 각각 117회였다. 올해도 티비위키는 82회, 뉴토끼는 45회 반복 차단 대상에 올랐다.
이처럼 반복 차단이 무용지물이 되는 까닭은 현재 방미심위가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가 적용 중인 도메인 및 SNI(Server Name Indication) 차단 방식의 한계 때문이다. 차단이 특정 도메인 주소를 기준으로 이뤄지다 보니, 불법 사이트 운영자들은 도메인 뒤 숫자를 1씩 올리는 자동 변경 스크립트를 활용해 단 몇 분 만에 대체 사이트를 연다. 개별 도메인을 일일이 사후 차단하는 방식으로는 속도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여기에 이용자가 검색으로 대체 주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주요 불법 사이트 이름을 구글에서 검색하면 관련 사이트가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접속을 차단한 뒤에도 우회 경로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의미다.
현재 방미심위는 저작권 침해정보 접속차단을 의결한 뒤 국내 주요 ISP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사업자에 차단 목록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해당 기간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수사를 의뢰하거나 관계기관에 자료를 제공한 사례도 없었다.
황 의원은 "불법 저작물 사이트를 수백 번 적발하고 차단해도 검색 한 번으로 다시 찾아갈 수 있다면 K콘텐츠 생태계와 창작자의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주소를 바꿔 가며 단속을 피하는 현실에 맞춰 대응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방미심위가 수사 의뢰에 나서고 해외 주요 플랫폼 사업자와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며 "침해·대체사이트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검색 노출 제한 등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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