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은 집으로 바꾼다는데…주방 갖춘 생숙은 여전히 '문턱'

  • 비아파트 공급 확대 나선 정부…"이미 지어진 생숙 활용해야" vs "안전·형평성 따져야"

사진챗GPT이은별 기자
생활형숙박시설 [사진=챗GPT·이은별 기자]

정부가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거시설의 주거 전환을 추진하면서 생활숙박시설(생숙)도 주택 공급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취사시설 등 주거에 가까운 구조를 갖췄지만, 오피스텔로 전환하려면 주차·안전 기준과 비용 부담을 넘어야 한다.

2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규 주택 공급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기존 생숙을 활용해 단기 공급을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주방 등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 지식산업센터보다 전환 공사를 줄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에 주거시설과 유사한 형태로 만들어진 생숙이 정부 규제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만들어진 생숙을 비아파트 공급 대책으로 활용한다면 지식산업센터처럼 대규모 리모델링을 거치지 않고도 주거용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지난해 6월 말 집계에서 전국 생숙은 공사 중 물량을 포함해 18만5000실이었다. 준공된 14만1000실 중 숙박업 신고나 오피스텔 용도변경을 하지 않은 물량은 4만3000실이었다. 전체 생숙을 곧바로 주거 전환 물량으로 볼 수는 없다.

생숙은 2020~2021년 부동산시장 과열기에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숙박시설이어서 적법한 용도변경 없이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시정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부도 2024년 10월 ‘생활숙박시설 합법사용 지원방안’을 내놓고 전환 문턱을 낮췄다. 외부 주차장 확보나 비용 납부 등으로 주차 문제를 보완하고, 피난·방화 성능을 높이면 복도 폭 기준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는 화재안전성 검토 절차를 담은 복도 폭 완화 가이드라인도 마련했다. 지난해 9월 말까지 숙박업 신고나 용도변경 신청 등 요건을 갖춘 경우 2027년 말까지 이행강제금 부과절차 개시를 유예하도록 했다.

실제 전환 사례도 나왔다. 화성시는 지난 6월 134실 규모 ‘병점역 우남퍼스트빌스위트’의 오피스텔 용도변경을 승인했다. 시는 승인 당시 후속 사용승인 절차를 거쳐 합법적인 사용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관건은 개별 시설의 전환 여건이다. 취사시설이 있어도 주차공간 확보와 안전설비 보강 등에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 오피스텔보다 완화된 건축기준으로 공급된 만큼 기존 소유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전환 비용을 적정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숙의 용도변경이 단기 공급에는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주택 공급 대책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용도변경 과정에서 소방 등 안전 관련 시설을 보완하고, 주차장처럼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은 기부채납 등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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