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제넨셀 의혹'에 시작부터 파행 빚은 식약처 국감… 여야, 증인 채택 두고 '정면충돌'

  • 국민의힘 "제넨셀 청탁 진실 규명해야…핵심 증인 배제된 반쪽 국감" 피켓 시위

  • 민주당 "재판 중인 사안으로 정치 공세…식약처 신뢰 훼손 멈춰라" 강한 반발

  • 오유경 처장 "은폐 의도 전혀 없어…사법부 판단 진행 중인 사안" 선 긋기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식약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붙인 손팻말과 관련해 위원장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제지하지 않자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식약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붙인 손팻말과 관련해 위원장인 국민의힘 이만희 의원이 제지하지 않자,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가 초반부터 '제넨셀 외압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파행을 겪었다. 국민의힘은 제넨셀 임상 승인 과정에 현역 국회의원의 청탁이 있었다며 핵심 증인 채택 불발에 강력히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재판 중인 사안을 정쟁으로 몰아가는 부적절한 정치 공세"라고 맞서며 회의가 한때 중단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14개 기관을 대상으로 2026년도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오유경 식약처장을 비롯한 기관 증인들의 업무 보고가 시작되기도 전에, 회의장은 제넨셀 관련 증인 채택 불발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피켓 시위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국감의 뇌관은 단연 '제넨셀 외압 의혹'이었다. 이 사건은 2021년 제넨셀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식약처 내부 보고서가 조작됐고, 이 과정에 특정 현역 국회의원의 청탁이 개입됐다는 의혹이다.
 
회의 시작 직후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좌석에 '증인 거부 자료 은폐'라는 팻말을 일제히 내걸며 포문을 열었다. 백종헌 국민의힘 간사는 "국민의힘이 요청한 강세찬 전 제넨셀 대표 등 핵심 증인들을 민주당의 반대로 단 한 명도 부르지 못했다"며 "부작용이 삭제된 조작 보고서로 어떻게 임상 승인이 났는지, 국민적 의혹에 답할 사람들이 빠진 국정감사를 진정한 국감이라 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배숙 의원 역시 "강세찬 전 대표가 재판 중이라는 핑계로 증인 채택을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 직무 유기"라며 "우리가 재판에 관여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직 의원이 식약처장에게 전방위 청탁을 넣고 직권을 남용했는지 그 권력형 외압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자 하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한지아 의원과 이달희 의원은 식약처의 자료 제출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들은 "김승원 의원의 청탁 의혹이 담긴 식약처 내부 보고서 제출을 요구했음에도 식약처는 자료가 없다는 말만 반복하거나 외부 전문가를 배제한 채 제한적인 열람만 허용했다"며 "국민 생명과 직결된 사안을 기업 보호 명목으로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고 몰아세웠다.
 
이만희 복지위원장도 식약처를 향해 "제가 확보한 전북대 산학협력단의 17장짜리 최초 보고서에는 햄스터가 토혈하고 죽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담겨 있었지만, 제넨셀 측의 요청으로 조작돼 식약처에는 6장으로 축약·제출됐다"며 "이 조작된 자료를 바탕으로 임상 승인이 난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즉각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이 같은 행보를 '도를 넘은 정치 공세'로 규정하며 강하게 맞불을 놨다.
 
서영석 민주당 간사는 "여야 간사 간 합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팻말을 붙이고 상임위를 정치 공세의 장으로 만드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피켓 제거를 요구했다. 김교흥 의원도 "동료 의원(김승원 의원)과 관련된 한참 지난 문제를 끌어들여 국감장을 정쟁의 터로 만드는 것은, 생방송을 겨냥한 홍보성 쇼에 불과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남인순 의원은 식약처의 규제 전문성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섰다. 남 의원은 "식약처는 정치적 판단이나 개별 청탁에 따라 허가를 내주는 곳이 아니다"라며 "이미 전 정부 시절 조사에서 부정 승인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난 사안인데도, 일각에서 '독약 게이트'라느니 '성공한 로비'라며 깎아내리는 것은 대한민국 의약품 심사 체계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남 의원은 이 위원장이 언급한 '17페이지 조작 보고서'에 대해서도 "제넨셀이 조작된 6장짜리 보고서를 제출해 잘못을 저지른 것은 맞지만, 식약처는 애초에 17장짜리 원본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며 식약처의 은폐 의혹을 적극 방어했다.
 
이수진 의원은 여야 합의 정신 훼손과 동료 의원에 대한 예의 부족을 꼬집었다. 이 의원은 "저 역시 오세훈 서울시장 등을 증인으로 부르고 싶었지만 국민의힘 반대로 부르지 못해 양해했는데, 이제 와서 합의를 뒤집고 피켓팅을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특히 현장에 없는 동료 의원(김승원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쟁을 유발하는 행위는 위원장 차원에서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야의 거센 공방 속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오 처장은 한지아 의원이 제기한 '코로나19 치료제 내부 보고서'와 관련해 "해당 문건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다시 한번 철저히 검토해 보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의원들의 자료 제출 거부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오 처장은 "의원님들이 요구하신 방대한 자료를 직접 가지고 가 4시간 가까이 열람해 드리며 최대한 성실히 설명해 드렸다"며 "재판 과정에서 해당 업체(제넨셀)의 허위 보고서 제출 사실이 드러난 사안일 뿐, 식약처가 이를 고의로 은폐하거나 숨기려 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날 국감은 증인 채택과 피켓 시위를 둘러싼 여야 간사 간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업무 보고조차 시작하지 못한 채 오전 내내 파행을 거듭하다 정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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