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카프카' 찬쉐, 노벨문학상 유력에 대륙이 들썩

중국의 여성 작가 찬쉐 사진시나웨이보 캡처
중국의 여성 작가 찬쉐 [사진=시나웨이보 캡처]
중국 작가 찬쉐(殘雪·73)가 2026년 노벨문학상 수상 유력 후보로 부상하면서 중국 대륙이 들썩이고 있다. 스웨덴 한림원이 오는 8일 올해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영국 베팅업체 래드브록스의 최근 배당에서 찬쉐는 10대 1로 가장 낮은 배당률을 기록하며 선두에 올랐다. 베팅업체의 전망인 만큼 실제 노벨문학상 수상자와는 거리가 있지만, 중국에서는 어느때보다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1953년 후난성 창사(長沙)에서 태어난 찬쉐의 본명은 덩샤오화(鄧小華)다. '찬쉐'는 녹지 않고 남아있는 더러운 눈 또는 높은 산 정상의 순백의 눈이라는 의미를 가진 필명이다. 문화대혁명 당시 아버지가 우파로 몰려 노동교화에 처해지는 등 가족이 정치적 격변을 겪으면서 그녀는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후 독학으로 문학을 공부했으며 재봉사와 치과의사로 일하다 작가가 됐다. 

1980년대 중국 아방가르드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등장한 찬쉐의 작품은 전통적인 사실주의 소설과 거리가 멀다. 꿈과 현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허물고 불안과 욕망, 인간 내면의 낯선 모습을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언어로 묘사한다. 때문에 서구 문학계에서는 흔히 '중국의 카프카'로 평가받지만, 찬쉐 자신은 자신의 문학을 '영혼의 문학' 또는 '생명의 문학'이라고 설명한다. 

대표작으로는 장편소설 '오향거리(五香街)', '신시대의 사랑((新世紀愛情)' 등이 있다. '신시대의 사랑'은 중국의 21세기 사회를 배경으로 사랑과 인간관계의 불확실성을 몽환적으로 다룬 작품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단편집 '나는 빈민가에 산다(我在那个世界里生活)'​는 2021년 국제부커상 후보에 올랐다. 

찬쉐가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특정 국가나 시대의 현실을 직접 고발하기보다 인간의 의식과 존재 자체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파고드는 문학적 실험성에 있다. 서구 모더니즘과 중국 문학의 전통을 독특하게 결합하면서 기존 소설의 서사 구조를 해체했다는 평가다. 그의 작품은 영어 등으로 꾸준히 번역되면서 중국 국내보다 오히려 해외 문단에서 먼저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찬쉐가 독보적인 노벨문학상 후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래드브록스 기준으로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14대 1로 뒤를 잇고 있으며, 미국의 토머스 핀천, 호주의 제럴드 머네인, 멕시코의 크리스티나 리베라 가르사, 스페인의 엔리케 빌라 마타스 등도 주요 경쟁자로 거론된다. 

찬쉐가 수상한다면 중국 문학사에서도 의미가 크다. 중국 국적자로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인물은 현재 모옌(莫言·2012년) 한 명이다. 전체 노벨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중국 국적 수상자는 류샤오보(劉曉波·평화상), 투유유(屠呦呦·생리의학상), 모옌 등 세명이다. 찬쉐가 수상하면 중국 국적의 네 번째 노벨상 수상자이자 두 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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