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M&A(인수합병)' 과정에서 수십억원대 배임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김용빈 전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전날 특정경제범죄법 위반(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을 명령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3월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페이퍼컴퍼니 등을 활용해 코스닥 상장사 한국코퍼레이션(현 엠피씨플러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73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결과 김 전 회장은 인수 대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전형적인 무자본 M&A 방식을 사용했다. 경영권을 확보한 뒤에는 자신이 지배하던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 코리아리스트럭처링을 통해 당시 주당 2580원 수준이던 주식을 5290원의 고가에 사들이도록 해 약 25억6000만원의 손실을 입혔다.
또 주식 매수 자금을 마련하고자 매출이나 상환 능력이 없는 코리아리스트럭처링에 한국테크놀로지 자금 48억원을 무담보로 대여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점도 적발됐다. 김 전 회장은 피인수 회사의 자금으로 자신이 인수를 위해 짊어진 차입금을 회수하고 상환하는 이른바 '주머니 털기식'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러한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김 전 회장 측은 "명의만 제공했을 뿐 실제 비용을 부담하지 않아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고, 주식 매수 자금 집행 과정에서 배임의 고의도 없었다"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사실상 자기자본을 거의 들이지 않고 상장사를 인수한 뒤 피인수 회사의 자금을 이용해 인수 자금을 상환함으로써 회사에 중대한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이번 배임 사건 외에도 한국코퍼레이션 경영 과정에서 저지른 자본시장법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서울남부지법에서 별도의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2018년 12월 한국코퍼레이션의 279억원 규모 유상증자 과정에서 차입금으로 증자 대금을 납입한 뒤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다는 허위 공시를 내 주가를 부양했다.
이 과정에서 약 285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하고, 바이오 사업 진출을 위장하고자 가치가 낮은 비상장사 주식을 211억원에 매수하게 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주가 조작 범행으로 한국코퍼레이션의 시가총액은 한때 1000억원을 돌파했으나, 이후 주가가 폭락하며 2020년 3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결국 2022년 1월 상장폐지됐다.
검찰은 지난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전 회장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1428억5000만원, 추징금 285억7000만원을 구형했다. 이 사건의 1심 선고공판은 오는 12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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