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증시 잔인한 10월] 급락장서 '독'이 된 리밸런싱 유예…국민연금 주식 평가액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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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민연금]

증시 충격을 줄이기 위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매도를 늦춘 리밸런싱 유예 조치가 급락장에서 오히려 부담으로 돌아왔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에 나선 사이 연기금의 매도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코스피가 30% 넘게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요 상장사 주식 평가액은 석달 반 만에 대폭 감소했다.
 
18일 한국거래소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집계한 결과 지난 7월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연기금 등의 순매도액은 46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5조927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연기금 등의 약 129배에 달한 셈이다.
 
이 기간 코스피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국민연금의 주요 보유 종목도 타격을 입었다. 코스피는 리밸런싱 유예가 종료된 지난 6월 30일 8476.48에서 이달 15일 5554.22로 34.5% 하락했다. 특히 이달 2일 7003.74였던 지수는 15일까지 20.7% 급락했다. 지난 15일에는 하루에만 7.57% 떨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모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지난 6월 말 또는 이달 15일 기준 지분 5% 이상을 보유했다고 공시한 상장사 287곳의 주식 평가액은 333조53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515조9293억원보다 182조3963억원(35.3%) 감소한 수치다.
 
SK하이닉스의 평가액이 74조2261억원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삼성전자 역시 56조8710억원 감소했다. 두 종목에서만 131조971억원이 줄어 전체 순감소액의 71.8%를 차지했다. SK스퀘어와 삼성전기의 평가액도 각각 10조8698억원, 7조5914억원 감소했다. 이들 4개 종목의 평가액 감소분은 총 149조5583억원으로 전체의 82.0%에 달했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월 26일 국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범위를 벗어나더라도 국내주식 매도를 한시적으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주가 상승으로 주식 보유 비중이 목표치를 넘어서더라도 기계적인 매도를 피함으로써 시장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어 5월 28일에는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5.9%포인트 상향했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은 높은 국내주식 보유 비중을 유지한 상태에서 증시 급락을 맞게 됐다. 국민연금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국내주식 투자 규모는 418조6000억원으로 전체 기금의 24.9%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말 목표비중 20.8%보다 4.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리밸런싱 유예 조치가 결과적으로 주가 하락 위험에 대한 노출을 키웠다"며 "국내주식 자산배분 정책의 효과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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