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SA BIZ] "한국 가면 월 300만원인데" 베트남 계절근로자, 고수입 뒤에 숨은 '비용 부담'

  • 베트남 정부, 지역별 비용 격차 조사 지시... 불법 체류·계약 위반 방지 대책도 요구

전남 강진군 신전면 봉양마을 앞 논에서 이용득씨와 베트남 근로자 레프억흥이 모내기하고 있다 사진강진군 제공
전남 강진군 신전면 봉양마을 앞 논에서 농민 이용득씨와 베트남 근로자 레프억흥이 모내기하고 있다. [사진=강진군 제공]

한국에서 일하는 베트남 계절근로자들이 높은 소득을 올리는 가운데 과도한 출국 비용과 불법 알선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베트남 정부는 근로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역별 수수료 실태를 조사하고 불법 체류 방지 대책을 강화할 전망이다.

베트남 내무부에 따르면 부 찌엔 탕 내무부 차관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호찌민시에서 열린 계절근로자 파견 시범사업 평가회의에서 한국 취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엄격히 관리하고 불법 중개업자의 개입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회의는 베트남 정부 결의안 제59호에 따라 추진된 한·베 지방정부 간 계절근로자 협력사업의 운영 성과와 문제점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행정구역 통합 이후 기준으로 16개 성·시가 한국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계절근로자를 파견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일한 베트남 근로자는 약 1만8000명에 달한다.

계절근로자 사업은 농촌과 외딴 지역, 소수민족 거주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농업 비수기에 한국에서 일정 기간 일한 뒤 고향으로 돌아와 기존 생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해외 취업 방식과 차이가 있다.
 

한국행 베트남 계절근로자 1만8000명…월 최대 310만원 수입
제주서 일하는 베트남 공공형 계절근로자들 사진제주고산농협 제공
제주서 일하는 베트남 공공형 계절근로자들 [사진=제주고산농협 제공]

실제 한국에 파견된 베트남 근로자들의 수입은 상당한 수준이다. 팜 딘 록 베트남 해외노동관리국장은 이날 회의에서 계절근로자들이 초과근무 수당을 포함해 월 4500만~6000만 동(약 233만1000원~310만8000원)을 벌 수 있다고 밝혔다. 생활비 등 각종 지출을 제외하면 월 3000만~4500만 동(약 155만4000원~233만1000원)을 저축할 수 있으며 5~8개월 근무할 경우 총 1억5000만~3억2000만 동(약 777만 원~1657만6000원)을 모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약 920만동(약 47만원) 수준인 베트남 평균 근로자 월 소득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록 국장은 "이 사업은 일자리와 소득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빈곤 감소와 지역 간 취업 기회 격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며 "근로자들이 모은 돈은 주거환경 개선과 생산 투자, 가계경제 발전 및 자녀 교육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근로자 선발과 비용 징수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지방정부가 사업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지 않거나 적절하지 않은 중개기관에 인력 선발을 맡기면서 추가 비용과 불투명한 절차가 발생할 위험이 제기됐다.

지역마다 서로 다른 수수료 체계도 문제로 지적됐다. 일부 지방정부가 비교적 높은 비용을 부과하고 징수 방식도 통일되지 않아 비영리 방식으로 운영되는 사업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초기 비용이 높으면 근로자들이 출국 전부터 대출을 받거나 경제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는 한국에서 일한 뒤 실제로 남길 수 있는 저축액을 줄이고 불법 취업을 고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계약 종료 후 귀국하지 않는 근로자 문제도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해진 기간에 귀국하지 않는 사례가 비교적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 지방자치단체와의 신뢰가 약화돼 협약 체결이나 갱신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베트남 내무부는 근로자 선발 기준을 정비하고 모집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선발 대상자의 거주 여부와 건강 상태, 농업 관련 경험 등을 확인하는 한편 저소득층과 소수민족,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구를 우선 고려하도록 했다. 아울러 근로자가 부담해야 하는 행정비용 항목을 명확히 공개하고 불법 중개업자의 참여를 막는 방안도 추진한다. 한국 현지에서는 근로계약과 보험, 노동환경을 점검하고 임금 체불이나 사고, 분쟁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지원체계 마련도 요구했다.

탕 차관은 사업 운영 방식과 지역별 비용 차이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계약 위반 및 불법 체류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베트남 내무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계절근로자 파견 시범사업의 지속 여부를 검토해 관계 당국에 보고할 계획이다. 특히 높은 수수료와 불법 알선 문제를 해소하면서 계약 종료 후 정상 귀국을 유도할 수 있는 관리체계 정비가 주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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