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 지급되는 나이를 62세부터 65세까지 단계적으로 늦추도록 한 공무원연금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2일 공무원연금법 부칙 11조 1항 3호∼6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4명(합헌) 대 4명(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선고했다.
헌재의 위헌 결정에는 재판관 6명의 찬성이 필요하므로 합헌과 위헌 의견 동수인데도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나왔다. 김상환 소장은 자녀가 근무하는 법무법인이 대리인으로 참여해 심리에 참여하지 않았다.
공무원노동조합은 지난 2024년 10월 "지방공무원법 66조 1항에 따른 정년(60세)에 도달해 퇴직하더라도 그로부터 일정한 기간이 지난 이후에서야 퇴직연금을 수령하도록 한 공무원연금법 부칙 11조 1항으로 인해 기본권이 침해됐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공무원연금법 부칙 11조 1항은 '2016년 1월 1일 당시 재직 중인 공무원으로서 1996년 1월 1일부터 2009년 12월 31일 사이에 임용된 공무원이 2016년 1월 1일 이후 퇴직하는 경우의 퇴직연금은 퇴직 연도별로 정한 해당 연령에 도달한 때부터 지급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퇴직 연도에 따라 2024년부터 2026년까지는 62세, 2027년부터 2029년까지는 63세, 2030년부터 2032년까지는 64세, 2033년부터는 65세에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다.
공무원연금법 부칙 11조 3항은 '공무원이 10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한 때는 본인이 원하는 바에 따라 해당 연령에 미달하는 연수를 적용해 조기퇴직연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형식·김복형·조한창·오영준 재판관은 이들 부칙에 대해 신뢰보호원칙에 반해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공무원연금법의 제정 이후 퇴직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 입법 개정되고, 적용 대상이 확대돼 온 경위에 비춰 보면 퇴직연금 지급 개시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기존 제도에 대한 청구인들의 신뢰를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공무원연금법 부칙 11조 3항은 조기퇴직연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공무원연금법 43조 2항은 조기퇴직연금에 관한 규정을 둬 수급권자가 선택할 방안을 열어두고 있으므로 정년퇴직 직후 소득 공백기 없이 퇴직연금을 수령하는 방안이 법령에 의해 원천적으로 봉쇄된 것도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김형두·정정미·정계선·마은혁 재판관은 "심판 대상 조항은 일방적으로 연금 재정의 안정이라는 공익의 중대성만을 내세울 뿐 청구인들의 신뢰 이익 침해를 완화할 수 있는 장치를 제대로 마련하고 있지 않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심판 대상 조항은 필연적으로 정년퇴직 이후의 소득 공백기를 발생시키고, 이는 퇴직 공무원의 생계를 불안정하게 만들며 공무원의 장기근속과 직무충실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는바 결과적으로 다른 공익을 저해하는 측면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심판 대상 조항이 추구하는 연금 재정의 안정이라는 공익이 청구인들의 신뢰 이익과 공무원의 장기근속이라는 공익을 희생해야만 달성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가령 근본적으로 공무원의 정년을 연장해 퇴직연금 지급 개시 연령과 일치시킴으로써 퇴직 이후의 소득 공백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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