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의 평가 잣대는 현금 소진을 얼마나 억제하고 실제로 창출해 낸 현금이 얼마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분기 실적을 나란히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 향방은 이 같은 투자 심리의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실적 세부 지표만 보면 양사 모두 견조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MS는 AI 에이전트 및 인프라 부문 매출이 25% 늘고 주력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가 48% 성장했다. 구글 클라우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급성장하며 외형 확장을 입증했다.
하지만 실적 공개 이후 주가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MS는 상승세를 탄 반면 알파벳 주가는 10% 넘게 급락했다.
양사의 명암을 가른 결정적 요인은 잉여현금흐름(FCF)이었다.
이번 분기 AI 설비투자(자본지출·CapEx) 규모는 MS가 452억 달러(약 61조원), 알파벳이 514억 달러(약 69조원)로 두 기업 모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MS는 공격적인 지출 속에서도 186억 달러(약 25조원)의 분기 FCF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85억4천만 달러)를 두 배 이상 웃돈 수치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비용 대비 성과 곡선의 혁신을 끌어내 모든 고객이 토큰을 비즈니스 성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알파벳은 설비투자 지출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넘어서면서 FCF 마이너스 90억6천500만 달러(약 12조원)를 기록했다. 2004년 상장 후 첫 FCF 적자였던 지난 2분기에 이은 2분기 연속 적자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CEO는 "전방위 AI 접근 방식이 사업 전반의 추진력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으나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했다.
여기에 알파벳의 전체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 데다, 스페이스X 지분 평가손실과, 핵심인 검색 광고 매출 부진까지 겹치며 시장의 반응은 더욱 차갑게 식었다.
두 회사를 향한 엇갈린 평가는 AI 시장의 무게추가 단순 인프라 구축 선점에서 투자 대비 수익률(ROI) 증명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토큰 수요 급증과 부품 수급난으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지출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탄탄한 재무 체력과 지속적인 현금 창출력을 입증한 기업으로 투자금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로이터 통신은 AI 시장 투자자들이 잠재적인 과잉 지출 리스크와, 투자 부족으로 경쟁에서 밀릴 위험을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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