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봉화군, 2000억원 규모 협력사업 추진...교육·문화·취업·주거 연계 프로젝트

  • 베트남 호찌민서 한·베 경제협력 포럼... 2027년 정착 지원 시범사업 구상

  • 한국어·AI 교육부터 취업·창업까지... 결혼이주가정 자녀 지원도 확대 모색

봉화군이 지난 28일 베트남 호찌민 국립경제대학교에서 열린 ‘한·베 경제협력 글로벌 포럼’에 참가해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봉화군청 제공
봉화군이 지난 28일 베트남 호찌민 국립경제대학교에서 열린 ‘한·베 경제협력 글로벌 포럼’에 참가해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봉화군청 제공]


경북 봉화군이 베트남과의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교육·문화·취업·주거를 연계한 대규모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이 부모의 결혼생활 변화로 베트남에 돌아간 뒤 겪는 교육과 생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원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베트남 매체 사이공자이퐁(SGGPO)에 따르면 봉화군과 베트남 호찌민시 경제대학교(UEH) 등은 전날 호찌민에서 'K-베트남 밸리 및 한·베 경제협력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봉화군과 경북연구원, 안세재단 관계자를 비롯해 양국 전문가와 교수진, 대학생 등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봉화군이 추진하는 'K-베트남 밸리' 사업을 중심으로 양국의 교육·문화 협력 확대와 한·베 다문화가정의 정착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박시홍 봉화군 부군수는 행사에서 봉화군이 베트남 리 왕조 후손과의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K-베트남 밸리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밝혔다. 봉화군은 화산 이씨의 역사적 유산과 충효당을 중심으로 문화교류와 관광, 경제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사업에는 약 20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소개됐다. 주요 사업은 한국과 베트남의 역사·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조성과 다문화 교육, 취업 연계 등으로 구성된다.

 

결혼이주가정 문제


특히 한국에서 생활하다 베트남으로 돌아간 결혼이주가정 여성과 자녀들의 정착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경북연구원의 김규섭 박사는 K-베트남 밸리 사업을 봉화군 이주를 희망하는 가족들의 안정적인 생활 기반 마련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연구원은 지난해부터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베트남 껀터와 하이퐁에서 결혼생활 이후 귀국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연구진은 2027년부터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에서 약 4주간 적응 교육을 진행하면서 한국어와 디지털 활용 능력, 인공지능(AI), 진로 교육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어머니들의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주거 및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방안도 포함됐다.

자녀들에게는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면서 베트남어 능력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다만 사업을 구체화하려면 재원 확보와 관련 정책, 기관 간 협력체계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베 가정 자녀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소개됐다. 비영리단체 코쿤(KOCUN) 베트남 대표사무소의 한·베 다문화가정 1세대인 송혜원 대표는 일부 자녀들이 어린 나이에 베트남으로 돌아가 한국어를 잊거나 한국에 있는 아버지 및 친가와 연락이 끊기는 문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분 관련 서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거나 여권 유효기간이 만료돼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홀로 양육하는 어머니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충분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는 문제도 제기됐다. 코쿤은 이러한 가정을 대상으로 행정서류 발급을 지원하고 한국어 교육과 장학금,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녀들이 한국과 베트남에서 학업과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양국 대학 간 교육협력 확대도 논의됐다. 찐 투이 아인 UEH 기술디자인대학 총장은 한국의 협력기관들과 연구 및 교육 교류를 강화하고 교수와 학생들이 국제 공동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넓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영준 UEH 기술디자인대학 명예총장은 "양국 협력이 사회적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기관과 대학, 기업, 지역사회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학생 교류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봉화군 관계자들은 베트남 대학생들의 질문에 단기 체험활동과 학술·문화 교류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공부하는 베트남 유학생들이 봉화군을 방문해 지역을 체험할 기회도 마련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K-베트남 밸리 사업은 역사·문화 교류를 넘어 다문화가정의 생활과 교육 문제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다만 가족 재정착 지원과 학생 교류가 아직 구상 단계에 있는 만큼 안정적인 주거·취업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기관의 역할과 지원체계를 구체화하는 것이 사업 추진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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