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술대] 미도입 기업 절반 이상 '의무화 부담'…122억 지원으로 충분할까

  • 2028년 100인 이상부터…2030년 전 사업장 확대

  • 5인 미만 도입률 10.6%…부담금 지원 요건·기간 미정

  • "영세기업 저리 자금 지원·적응 시간 필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정부가 2030년까지 모든 사업장에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의무화한다. 재원을 금융기관 등에 미리 적립해 퇴직금 체불을 막겠다는 취지다. 다만 퇴직연금 미도입 사업장 절반 이상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나 기업 지원책의 실효성이 과제로 떠올랐다.

고용노동부와 재정경제부 등 관계 부처는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당정협의를 거쳐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외적립은 2028년 1월 100인 이상, 2029년 1월 10~99인, 2030년 1월 10인 미만 사업장 순으로 의무화한다.

전문 수탁법인이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기금형도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에 도입해 기존 계약형과 함께 선택하도록 한다.

의무화 대상인 영세사업장의 퇴직연금 도입률은 여전히 낮다. 2024년 전체 도입률은 26.5%였다. 300인 이상은 92.1%지만 5인 미만은 10.6%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사외적립 전환에 대한 기업의 부담도 작지 않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미도입 사업장 1500곳을 조사한 결과 52.5%가 의무화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도입 방식으로는 5단계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36.1%로 가장 많았지만 정부는 노사정 협의로 3단계를 결정했다.

사외적립으로 기업의 퇴직급여 지급 의무가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퇴직 시점에 지급하던 재원을 미리 외부에 쌓아야 해 기업이 내부에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은 줄어든다. 조사 대상 사업주들이 필요한 지원으로 납입금 한시적 직접 지원(41%)과 세제혜택(40.8%)을 가장 많이 꼽은 배경이다.

제도 적용 범위에는 한계가 있다. 사외적립 의무는 시행 이전 근속기간에는 소급되지 않는다. 1년 미만 근속자와 주 15시간 미만 초단시간 노동자의 퇴직급여 적용 확대도 별도 노사정 논의 과제로 남았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에 조기 도입 기업 재정지원 60억원과 경영자금 융자지원 62억원을 신규로 편성했다. 30인 미만 기업이 조기 도입하면 최저임금 130% 미만 근로자에 대한 사업주 부담금의 10%를 지원한다. 신규 도입하는 50인 미만 기업에는 경영자금 대출금리 2%포인트를 보전한다.

그러나 부담금 지원은 규모·임금 요건을 충족한 조기 도입 기업에 한정된다. 지원 기간은 3년을 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회성 지원이나 단순한 금리 보전만으로는 지속적인 부담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충분한 유예기간과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 도입 자체보다 영세기업이 지속적으로 적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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