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해오름동맹 10년] <상> 울산·포항·경주, 고속도로가 연 동맹…10년간 무엇이 달라졌나

  • 신라 왕경과 동해 잇던 길에서 산업벨트로…2016년 해오름동맹 출범

  • 7개 공동사업으로 시작해 올해 45개로 확대…산업·교통·문화 협력 축적

  • 광역추진단 출범에 시민체감형 사업까지…행정협력 넘어 생활권으로


울산·포항·경주가 2016년 손을 맞잡은 해오름동맹이 출범 10년을 맞았다. 산업과 교통, 문화 분야 7개 공동사업으로 출발한 협력은 올해 5대 분야 45개 사업으로 확대됐고, 지난 해에는 상설 실무조직인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도 출범했다. 이에 본보는 해오름동맹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울산을 중심으로 포항·경주와의 동해안 협력과 부산·경남을 잇는 초광역 협력이 어떻게 상생할 수 있을지를 상·하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울산 간절곶의 일출 사진울산시
울산 간절곶의 일출. [사진=울산시]


울산과 경주, 포항을 잇는 동해안 축은 오래전부터 하나의 생활·교류권으로 이어져 왔다. 신라 왕경이 자리했던 경주를 중심으로 동해안의 여러 지역이 연결됐고, 산업화 이후에는 울산의 자동차·조선·석유화학, 포항의 철강·소재, 경주의 자동차부품·원전·관광산업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해안 산업벨트를 형성했다.

이 세 도시의 연결이 행정협력의 틀로 구체화된 계기는 2016년 6월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이었다. 울산과 포항, 경주가 도로망으로 더 가까워지면서 세 도시는 공동 발전을 위한 협력체인 '해오름동맹'을 출범시켰다.

출범 당시 7개 공동사업에서 시작한 협력은 10년이 지난 올해 경제·산업·해양, 도시 기반시설, 문화·관광, 방재·안전, 제도 등 5개 분야 45개 사업으로 확대됐다.


지난 10년이 세 도시가 협력의 틀을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이제 해오름동맹은 산업과 행정 협력에서 시민의 생활권까지 얼마나 확장할 수 있느냐는 다음 과제를 맞고 있다.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이 만든 동맹


해오름동맹 출범 당시 세 도시의 공통점은 분명했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을 중심으로 국가 제조업을 이끌어왔고, 포항은 철강과 소재산업, 경주는 자동차부품과 원전, 관광산업을 각각 발전시켜 왔다. 개별 도시의 산업구조는 다르지만 생산과 물류, 부품과 소재, 인력 이동이라는 측면에서는 이미 상당 부분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행정구역이 다른 탓에 산업과 교통, 관광, 생활 분야 협력은 개별 사업 단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2016년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은 이런 관계를 하나의 협력권으로 묶는 계기가 됐다. 세 도시는 같은 해 공동 발전을 목표로 해오름동맹을 출범시키고 산업과 교통, 문화·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공동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7개 공동사업으로 출발했지만 협력 범위는 점차 넓어졌다. 각 도시가 독자적으로 추진하던 사업 가운데 공동 대응이 필요한 현안을 발굴하고, 중앙정부 정책이나 국비 확보가 필요한 사업에는 세 도시가 함께 목소리를 내는 방식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해오름동맹의 의미도 단순한 도시 간 친선협력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고 지역 산업 구조 변화가 빨라지면서 개별 도시 단위로 대응하기 어려운 산업과 교통 문제를 초광역 차원에서 풀어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울산시 포항시 경주시는 지난 13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해오름동맹 결성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사진경주시
울산시, 포항시, 경주시는 지난 13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해오름동맹 결성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사진=경주시]

 

7개에서 45개로…협력 분야도 넓어졌다


올해 해오름동맹 공동협력사업은 5개 분야 45개다.

경제·산업·해양 분야에서는 친환경 에너지와 신산업 육성, 산업 간 연계가 추진되고, 도시 기반시설 분야에서는 광역교통망 구축이 핵심 과제로 다뤄지고 있다. 문화·관광 분야에서는 세 도시의 관광자원을 연결하고, 방재·안전 분야에서는 재난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협력 범위가 넓어졌다.

산업협력도 단순한 교류를 넘어 공급망을 연결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울산의 자동차와 수소, 포항의 철강·소재, 경주의 자동차부품과 원전 산업은 개별 도시 안에서 완결되는 구조가 아니다. 소재와 부품, 완성품 생산, 물류와 연구개발까지 연결될 수 있는 만큼 세 도시가 산업정책과 인프라를 공동으로 설계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

교통망 역시 같은 맥락이다. 최근 울산과 경주는 북울산~경주~포항~동대구를 잇는 동남권 해오름 초광역전철망과 울산시계~경주 외동 간 국도 7호선 확장 등을 공동 현안으로 논의했다.

10년 전 산업과 행정협력에서 출발했던 해오름동맹이 교통과 생활권을 함께 논의하는 단계로 넓어진 셈이다.
 

상설 조직 출범…협력의 틀도 달라졌다


협력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지난 해 1월 해오름동맹광역추진단이 공식 출범했다. 추진단은 1단 2팀 9명으로 구성됐으며 울산·포항·경주에서 각각 3명씩 인력을 파견했다. 사무실은 세 도시의 중간 지점인 경주에 두고 있다.

이전에는 공동사업별로 각 도시 담당 부서가 협의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광역추진단 출범 이후에는 상설 조직이 공동사업을 관리하고 새로운 협력과제를 발굴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올해 10주년 행사에서도 세 도시는 지난 10년의 성과를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산업·도시·문화·해양 자원을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으로 연결하는 중장기 전략을 제시했다.

협력의 지속성을 확보할 상설조직과 시민 참여 구조가 함께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해오름동맹의 지난 10년과 앞으로의 10년을 가르는 변화다.
 

다음 10년은 '시민이 체감하는 생활권'


최근 해오름동맹이 가장 무게를 두는 분야도 시민 체감형 사업이다.

세 도시는 지역화폐와 종량제봉투 공동 사용을 비롯해 공영주차장 할인, 자전거도로 연결, 공동 일자리 사업, 문화시설 이용 혜택 등 경제·산업, 도시 기반시설, 문화·관광 3개 분야에서 12개 시민체감형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발생하는 생활 속 불편을 줄여 울산·경주·포항을 실질적인 하나의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광역교통망도 같은 흐름에 있다. 북울산~경주~포항~동대구를 잇는 초광역전철망과 울산시계~경주 외동 국도 7호선 확장 등이 국가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세 도시가 공동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해오름동맹 10주년을 맞아 산업과 교통, 문화·관광, 의료, 교육 등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오름동맹의 지난 10년이 공동사업과 협력조직을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다음 10년은 세 도시가 실제로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으로 얼마나 연결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행정협력에서 출발한 해오름동맹이 시민의 이동과 소비, 일자리와 문화생활까지 연결하는 생활권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 10년의 성과를 가를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