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제치고 AI 음원이 음원 차트 톱…美·EU 자체 기준 마련하는데 韓은 관망만

  • 멜론·플로·벅스, AI 음원 별도 표시 없어…음저협 기준 마련도 무산

멜론 글로벌 K차트 응원하기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멜론 글로벌 K차트 응원하기[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든 음악이 국내 음원 차트 최상위권까지 진입하면서 음원 플랫폼의 AI 음악 관리 체계 마련이 과제로 떠올랐다. 해외 주요 플랫폼들이 AI 음원을 자체 탐지해 별도 표시하고 추천·정산에서 제외하는 등 대응 범위를 넓히고 있지만, 국내 플랫폼들은 업계 공통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기를 기다리며 사실상 관망하고 있다.

2일 음원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음악이 국내 주요 음원 플랫폼의 인기 순위 상위권에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음악 프로젝트 '머무르'의 '꿈꾸던 어른이 되었나요'다. 지난 6월 공개된 이 곡은 최근 멜론 톱100에서 2위까지 오르는 등 역주행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티파이와 유튜브뮤직 등 해외 플랫폼에서도 주목 받고 있다.

이 곡은 생성형 음악 AI 서비스 수노(Suno)를 활용해 제작됐다. 사람이 직접 가사를 쓰고 전체적인 기획과 프로듀싱 방향을 정했지만, 보컬은 AI로 생성됐다. 기존 음악 제작 과정에서 인간 창작자의 역할을 AI가 일부 대체한 사례다. 이처럼 AI가 창작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에 따라 음악의 성격도 달라지는 만큼 단순히 AI 활용 여부만으로 음원을 분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AI로 생성된 인기곡은 특정 곡에 그치지 않는다. 숏폼 콘텐츠에서 배경음악으로 활용되며 주목받은 'GG.EZ' 등 AI를 활용한 음악이 다양한 경로로 소비되고 있다. AI 음악이 일부 실험적인 콘텐츠를 넘어 일반 이용자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음원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문제는 이용자가 음원 플랫폼에서 해당 곡이 AI를 활용해 제작됐다는 사실을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멜론·플로(FLO)·벅스 등 국내 주요 플랫폼은 현재 AI 생성 음악에 대한 별도 표시 체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일반 음원과 AI 활용 음원이 동일한 방식으로 유통되고 추천되는 상황이다.

플랫폼들이 자체적인 표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AI 음악을 어디까지 생성형 AI 음원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있다.

보컬과 멜로디를 AI가 생성한 경우와 인간이 작곡·연주한 음악에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한 경우를 동일하게 분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AI가 창작 과정에 기여한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공통 기준이 없다면 플랫폼마다 표시 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창작자와 권리자 간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과 수익 배분 문제도 남아 있다. AI가 생성한 음악의 저작권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인간 창작자가 기획과 작사·편곡에 참여한 경우 저작권료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플랫폼 입장에서도 AI 음원을 별도로 표시하거나 추천에서 제외하려면 우선 어떤 음원을 AI 생성 음악으로 판단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 차원에서 AI 활용 음악의 신탁 등록과 관리 기준을 마련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관련 논의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후 국내 플랫폼에 적용할 AI 음원 표시 기준이나 관리 체계와 관련한 뚜렷한 후속 조치도 나오지 않고 있다.

정부와 국회 차원의 제도 정비 논의는 이어지고 있다. AI 생성물 표시 의무를 둘러싼 제도적 논의와 함께 국회에서도 관련 토론회가 두 차례 열리는 등 AI 음악의 저작권과 유통 관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음악 산업에 특화된 AI 음원 분류 및 표시 기준까지 구체화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국내 음악 플랫폼들은 독자적인 기준을 먼저 도입하기보다는 업계 공통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사업자별로 판단 기준이 달라질 경우 이용자 혼란은 물론 창작자와 권리자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공통 기준이 정해지면 이에 맞춰 신속하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음원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AI 활용 음악을 어디까지 AI 생성 음원으로 분류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표시할 것인지 등에 대한 업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관련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이에 맞춰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