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남극해 국제규범 2건 채택…10년 조사 끝에 새 어장도 확보

  • 남극해서 이빨고기 조업 재개 가능해져

해양수산부 부산청사 사진김유진
해양수산부 부산청사. [사진=김유진]
우리나라가 남극해 관련 국제규범 2건을 제안해 채택시키고, 10년간의 과학 조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어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국제사회에서 남극해 해양자원 보호를 위한 외교적 성과를 거둔 동시에 국내 원양업계의 조업 기반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호주 호바트에서 열린 제45차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위원회(CCAMLR) 연례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국제규범 2건이 채택됐다고 4일 밝혔다. 아울러 우리 측의 과학 조사 결과를 토대로 남극해 88.3 해구에서 이빨고기(메로) 조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채택된 규범은 남극해 생태계 보호와 불법적인 어업 방식 근절에 초점을 맞췄다. 우선 남극 바다에서 사용이 금지된 자망으로 잡은 이빨고기는 2030년부터 어획 장소와 관계없이 국제 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자망은 그물을 장막처럼 설치해 물고기가 그물코에 걸리도록 하는 방식으로, 목표 어종 외 다른 해양생물까지 무분별하게 포획할 우려가 있다.

또한 안전상 조난 신호 등 불가피한 목적을 제외하고 남극해에서 어선의 폭죽과 폭발물 사용을 금지하는 규범도 채택됐다. 남극해 생물과 해양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규범 2건이 모두 채택된 것은 이례적인 성과다. CCAMLR은 27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안건을 결정하는데, 이번 회의에서는 전체 제안 17건 가운데 3건만 채택됐다. 우리나라가 국제규범 논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극해 88.3 해구의 새 어장 확보도 주요 성과다. 남극반도 서쪽 벨링스하우젠해와 아문센해 일대에 위치한 이 해역은 이빨고기 자원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가 부족해 1998년부터 조업이 금지돼 왔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과 국내 원양업계는 2016년부터 10년간 공동 과학 조사를 진행했다. 장기간 축적한 조사 결과를 이번 회의에서 인정받으면서 우리 어선들이 해당 해역에서 본격적으로 이빨고기 조업을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CCAMLR 총회 부의장과 크릴 관리 논의 소그룹 의장에 해양수산부 김정례 사무관을, 과학위원회 부의장에 국립수산과학원 정상덕 연구사를 각각 진출시키며 주요 논의를 이끌고 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 성과는 정부와 원양업계가 10년간 함께 쌓아온 과학 조사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남극 바다를 지키고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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