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명분 사라진 로스쿨 결원보충제 폐지해야"…변협, 연장 철회 촉구

  • 교육부, '2029학년도까지 연장'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 "한시적 제도 사실상 상설화…등록금 보전 수단 변질"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한변호사협회가 교육부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결원보충제의 추가 연장 철회를 촉구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법률 서비스 시장 변화로 법조인 양성 규모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서 결원을 이유로 정원 외 신입생을 추가 선발하는 제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다.

변협은 4일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는 인구구조와 법률 서비스 수요의 변화, 광범위한 법조유사직역의 존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의 법조인 양성 규모를 관성적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 확산에 따른 채용 환경의 변화까지 겹치면서 청년 변호사들의 취업 기회가 위축되고, 법조계의 양극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채 대학의 재정 보전만을 위해 정원 외 추가 선발을 계속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결원보충제는 로스쿨에서 입학 포기나 자퇴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면 다음 학년도에 해당 인원만큼 정원 외 신입생을 추가 선발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예컨대 입학정원이 100명인 로스쿨에서 학생 8명이 이탈하면 이듬해 기본 입학정원 100명에 결원 보충 인원 8명을 더해 최대 108명을 선발할 수 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결원보충제의 유효기간을 2026학년도에서 2029학년도 입학전형까지 3년 연장하는 내용의 법학전문대학원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령 개정안은 결원 보충 한도는 기존 입학정원의 10%에서 7%로 낮추되 입학 정원이 50명 이하인 로스쿨에는 보충 인원 1명을 가산하도록 했다.

변협은 보충 한도를 일부 낮추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로스쿨이 이미 법조인 양성의 중심 제도로 정착한 만큼 결원보충제 존속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결원보충제는 로스쿨 출범 초기 대학의 재정 부담과 사법시험 병존에 따른 학생 이탈에 대응하기 위해 2010~2013학년도에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시행 기한이 끝난 뒤에도 다섯 차례 연장됐으며,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여섯 번째 연장이 이뤄진다.

변협은 한시적으로 도입된 제도가 거듭 연장되면서 사실상 상설화됐고, 특히 학생 이탈로 감소한 등록금 수입을 정원 외 신입생 선발로 보전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봤다.

그러면서 "법학전문대학원 제도의 초기 정착이라는 도입 명분이 사라진 지 오래임에도 오로지 대학의 재정 보전만을 위해 결원보충제를 거듭 연장하는 것은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원보충제가 로스쿨의 교육 여건 개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낮거나 학생 이탈이 발생한 로스쿨조차 결원보충제로 학생을 충원할 수 있어 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유인이 줄고 대학 간 경쟁도 저해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법률상 허용된 편입학 제도의 실효성을 떨어뜨린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현행 법학전문대학원법은 학생의 편입학을 허용하지만, 대학들이 결원을 정원 외 신입생으로 채우면서 편입학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교를 옮기려는 학생들은 법학적성시험(LEET)과 입학전형을 다시 치러야 하고, 신입학에 따른 추가 등록금 부담까지 떠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내부에서도 반복적인 연장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변협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법무부는 재연장에 반대했고, 같은 해 말 교육부도 연장 방식의 문제를 인정하며 제도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예고했다.

그럼에도 이번 입법예고문은 로스쿨의 '안정적 운영'을 내세울 뿐 유효기간을 다시 3년 연장해야 할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변협은 "한시적·예외적으로 도입된 결원보충제가 오히려 법률이 정한 정원제와 편입학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교육부에 연장 방침 철회와 결원보충제 폐지를 요구했다. 이와 함께 편입학·재입학 등 학사 제도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반면 교육부는 지방·소규모 로스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결원보충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결원보충제를 폐지하고 편입학을 활성화하면 학생들이 수도권이나 대형 로스쿨로 이동하면서 지방 로스쿨의 학생 이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학생 수 감소가 등록금 수입뿐 아니라 교과목 개설 등 교육과정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12월 7일까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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