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는 중국 조선산업이 일본, 한국 등을 위협하며 최강대국 자리를 넘보고 있다.
중국은 세계와의 격차를 더욱 좁혀 오는 2015년 세계 조선 최강국으로 자리잡을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기존 가격경쟁력을 유지해 가면서 중장기적으로 생산성을 향상하고 기술과 관리능력을 제고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 조선산업은 지난해부터 신규 수주량과 수주 잔량에서 일본을 추월하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신규 수주량 세계 1위를 차지했다. 명실상부하게 조선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이제는 조선최강국을 자부해온 한국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의 조선산업 순항은 지난 2003년 이후 지속적인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세계 조선산업 경기에 힘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세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중국의 선박수출액은 87억6천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2%나 증가하면서 이미 지난해 수출총액을 넘어섰다. 또 3분기까지 전국 수출선박 완공량은 977만DWT(재화중량톤수)로 이미 올해 계획된 총완공량의 81%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증가한 수치이다.
3분기까지 조선 3대 지표를 지난해 같은 기간과 각각 비교해 보면 선박건조 완공량이 1203만DWT로 44% 증가, 신규 수주량은 6434만DWT로 120% 증가, 수주잔량이 12935만DWT로 111% 증가 등이었다. 또 시장점유율은 각각 20%, 39%, 30% 등이다.
중국 조선산업의 주력 생산선종은 유조선,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이다. 이들 생산은 주로 대형 국유기업 2개사와 지역별 민영기업이 담당하고 있다. 다시 말해 국유기업인 중국선박공업집단(CSSC)과 중국선박중공집단(CSIC)이 선박건조량과 수주량의 60%, 지역별 민영기업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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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선박중공집단 산하 보하이중공의 보하이조선소 모습. |
지난해 선박건조량에서 CSSC는 세계 2위, CSIC는 세계 9위 등을 각각 차지했다. 클락슨(Clarkson)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100대 조선기업 리스트에 중국은 가장 많은 31개 기업을 올려놓았다.
이같은 중국의 조선산업 급성장에는 토종기업들의 눈부신 활약 외에도 조선산업 발전의 기본 요건으로 긴 해안선이라는 지리적 여건,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로 인한 가격경쟁력 등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점도 적지는 않다. 아직 생산설계 기술과 관리 기술은 선진국과 차이가 있다. 선박 핵심부품의 국산화가 40% 밖에 되지 않는 점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 생산선종이 저부가가치 선박에 집중돼 있고 건조기간이 비교적 길다는 것도 조선강국으로 나아가는 중국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이 같은 문제해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가발전과개혁위원회가 확정한 ‘조선공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10년까지 자체 개발 건조의 주력 선박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려 연 생산능력과 생산량을 2300만DWT, 1700만DWT 등으로 증가시켜 나간다.
또 국제경쟁력을 갖춘 선박용 설비 전문생산기업을 육성해 선박용 설비의 국산화 비율을 60%대로 높인다. 2015년까지 보하이만, 창쟝구, 주쟝구 등 지역에 3대 조선기지를 조성한다. 이들 기지에 하이테크와 고부가가치 선박개발과 건조능력을 갖추고 연 생산능력과 연 생산량을 2800만DWT, 2200만DWT 등까지 증가시킬 계획이다. 중국 강남조선 창신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고 있는 모습.
국가발전과개혁위원회 장궈바오 부주임은 “최근 중국의 조선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풍부한 노동력과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핵심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선기업의 자주개발과 부대산업의 발전을 통해 앞으로 조선대국에서 조선강국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년 동안 세계경제 호조 등에 힘입어 선박수요가 계속 늘어나 신규 수주물량이 중국으로 크게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이후 조선산업 전반에 생산과잉 현상도 나타나고 2015년에는 중국 조선산업의 생산규모가 두배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 조선산업의 급성장이 국내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조선기업의 선박수주량이 2010년까지 포화상태이고 아직까지는 국내와 중국의 주력 생산선종이 달라 단기적으로 영향이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중국이 점차 고부가가치 선박생산에 투자를 하고 있어 2010년 이후에는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앞으로 한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 제고를 최우선으로 지적했다. 생산성 향상, 원천기술 개발 등을 통한 원가절감, 저가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해외 생산기지 확보 등을 통해 가격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직접 투자를 통한 기술유출 최소화, 새로운 주력선종의 지속적인 발굴 등도 지적했다. /아주경제연구소 여지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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