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주식시장 전망-"과도한 비관은 금물"

주식시장이 기록적인 하락을 보이고 있고 코스피는 이미 1200선마저 내줬다. 이는 시장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0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내증시는 청산 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시장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시스템 리스크가 시장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때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시스템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작용하게 되면 주가 회복은 쉽지 않다. 반대로 시스템 리스크가 해소 또는 완화될 수 있다면 적정 가치 이하로 하락한 주가는 추세 상승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상당 폭의 회복력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주식시장 전망은 이와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얼마만큼 지속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으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시장흐름을 조망해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과도한 비관에서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글로벌 증시 전반에 걸친 공통적 요인으로 하나는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이며, 다른 하나는 향후 필수적으로 뒤따를 경기침체 리스크다. 세 번째는 국내증시에서 독립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자금시장(외환시장 포함) 불안감 고조를 꼽을 수 있다.

코스피 1200선 붕괴는 이 세 가지 변수가 모두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된 지나친 결과로 보인다. 우선 시스템 리스크와 관련된 첫 번째 요인인 글로벌 금융위기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확산되기보다 일정 부분 진정되고 있다는 점이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리보금리(영국은행간 금리)는 최근 5일 연속 하락하며 금융위기 상황이 일단 진정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금융위기 진정과 달리 글로벌 경기침체 위협은 여전히 진행형에 있다. 따라서 이 두 번째 요인은 주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그럴 것이다. 하지만 펀더멘털 악화에 대한 주식시장 반영 과정이 단기에 급격하게 이뤄지며 일정 부분 과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펀더멘털 악화가 이어지더라도 한 주에 5%씩 주식시장이 계속 하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펀더멘털 악화라는 변수 자체가 이미 시장에 노출된 상황에서 이미 주가에 반영된 부분(지난 주 코스피 종가 1180포인트 기준 시장 PBR 0.98배)을 추정하는 데 있어서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세 번째 요인인 국내 자금시장의 불안정성 고조는 실타래가 꼬이며 골치 아픈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증시가 해외증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을 보인 이유도 국내증시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자금시장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 번째 요인은 국내 기업 또는 금융기관의 펀더멘털이 이미 훼손됐다고 해서 치유할 수 없는 문제로 보기보다는 유동성 불일치에 따른 시기적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낙관은 금물이겠지만 무작정 최악의 상황만을 가정해서도 안될 것이다.

물론 달러화 유동성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고, 여기에 원화 유동성마저 원활치 못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이 느끼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금융기관 유동성에서 차지하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융채 비중이 크게 높아져 금융권 대출 기반의 기간 불일치에 대한 리스크 노출도가 크다는 점은 일정 부분 구조적인 문제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국내 금융시장 상황은 상처가 이미 곪아 터져 대차대조표에 반영된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며 유동성 경색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로 판단된다. 따라서 정책 지원을 통한 치유의 여지가 아직까지는 충분하며 이번에 발표된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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