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오바마측 회동..화두는 '공조'

  • G20 금융회의서 美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면담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측간의 14일(현지시각) 워싱턴 회동에서 눈에 띄는 화두는 '공조'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당선인을 대리해 G20 정상회의에 파견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만나 상생.공영과 `비핵.개방.3000구상'을 핵심으로 하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소상히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오바마 진영의 브레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 인사들과도 만났다.

   잇딴 만남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북핵사태 해결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경우 오바마 당선인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간의 정상회담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미간 직접대화가 이뤄지더라도 한미 양국이 굳건한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확실한 대북공조를 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마지막 국무장관을 지냈고, 미 국무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한 상징성있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펴면서 상호주의를 강조하는 이명박 정부와 불협화음을 자아내고,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오바마 시대를 맞는 한미 양국의 과제를 '튼튼한 공조'로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트로브 탈보트 소장이나 게리 세이모어 미 외교협회 부회장 등도 "한반도 비핵화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안정을 위해 필요하며,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공감을 표시했다고 청와대측은 밝혔다.

   특히 연구소 인사들이 "미국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는 확고하며, 따라서 북한은 과도한 기대를 가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것은 오바마 정부가 공언한 북한과의 직접대화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에 선을 그은 것으로 읽히고 있다.

   다자주의를 추구하는 오바마 진영에서의 '한미공조'가 부시 행정부와는 다른 색깔이 되겠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도모하면서 반드시 한미 공조의 힘을 빌리겠다는 약속을 한 셈이다.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도 과거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 시절에 전개된 한미 관계의 양상을 누구보다도 잘아는 인물로 효율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미 공조의 필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인물이다.

   한미 공조의 틀은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문제에도 적용된다. 이 대통령은 "한미FTA는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서는 사안이기 때문에 경제적 관점을 넘어 한미동맹 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처리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내 자동차업계를 의식하고 있는 오바마 진영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21세기 글로벌 동맹을 지향하는 한미 관계의 발전성을 감안해 현명하게 대처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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