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용위기 여파로 인도 역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인도 부동산, IT기업 경영진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을 자랑하는 인도경제 전망을 불안하게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 보도했다.
인도 최대 부동산그룹 DLF의 K.P. 싱 회장은 "현재 상황이 지속된다면 일부 부동산 기업들이 파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조속히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면서 "금리인하를 비롯해 세제 혜택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 회장은 "현재 미국에서 발생하는 위기가 인도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요 진작을 비롯해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 금융위기 폭풍으로 인도 IT, 부동산업종이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은 인도 경제도시 뭄바이 전경. |
이같은 위기감은 인도 IT산업에도 팽배한 상태다. 거대 IT 아웃소싱기업 인포시스의 S. 고팔라크리샨 최고경영자(CEO)는 "IT산업은 지난 2000년초 닷컴 버블 붕괴 당시보다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닷컴 버블이 붕괴했던 당시에도 30%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성장률은 13~15%에 그칠 정도"라고 말했다.
재계 주요 인사들이 이처럼 정부에 강도높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것은 최근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한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재무장관이 내년 인도 경제 성장률을 9%로 내다보는 등 지나치게 낙관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물경제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에 비해 정부가 안이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인 7.5%를 지켜내기 위해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경제 악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은 최근 인도의 성장을 이끌었던 IT와 부동산업종이다.
이들 업종의 부진은 주가에도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 올들어 인도증시가 50% 이상 하락한 가운데 IT와 부동산업종 대표기업들의 주가는 지수를 넘어서는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최근 1년간 DLF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전문가들은 연평균 10%를 넘나드는 고성장과 함께 IT, 부동산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됐지만 이제 이같은 관심은 크게 위축됐으며 전망 역시 불안하다고 지적한다.
건설업체 펀지 로이드의 아툴 펀지 회장은 "모든 사람들이 부동산으로 뛰어들었다"면서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기업들은 괜찮겠지만 가치만을 좇고 대출에 의존한 투자자들은 분명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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