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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마르크스 | ||
1818년 5월 5일 (독일) - 1883년 3월 14일 |
지난달 25일, 헌재 대심판정에서는 국방부가 23권의 도서를 ‘불온서적’으로 지정해 영내 반입을 금지한 것에 대한 위헌 판결을 놓고 공개변론이 이뤄졌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10권의 책을 반정부 반미도서로, ‘삼성공화국의 게릴라’를 반자본주의 책으로 구분해 군내 반입을 금지하는 ‘군내 불온서적 차단대책 강구지시’를 하달했다.
이에 군법무관 지모씨 등 7명은 이 같은 조치가 군인의 알권리, 학문의 자유, 양심의 자유와 행복 추구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국방부의 이 같은 ‘불온서적’ 선정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최근 들어 인터넷서점의 고객센터에 경찰이나 고객을 사칭한 문의 전화가 잇따라 걸려오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임승수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지승호의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 경제를 말하다’ 등을 좌파도서로 언급하며 판매량 추이를 묻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는 “고객센터를 통해 자본론과 관련한 도서 판매량을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며 “이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알라딘측은 “지난 11, 12일 경찰이라고 신원을 밝힌 사람들이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와 좌파서적에 대한 판매량 추이에 대해 물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들 도서의 판매량 추이는 큰 변화가 없지만 작년 말과 올 초 들어 경기침체에 대한 반성이 이어지면서 ‘김수행 교수의 인터뷰집’이나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등의 출간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들 책의 공통된 화제는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세계를 뒤흔드는 오늘날의 금융위기의 시작점은 어디인가?’를 묻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생활인의 자본주의에 대한 반성이다.
금융자본주의라고 불릴만한 현재의 시스템은 규제도 없고 책임도 없이 고수익을 쫒아 투자가 이뤄진다. 국가와 생산기업까지 몰려든 금융산업은 실물가치보다 훨씬 높이 평가되기에 이르렀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무차별적 파생상품 거래도 여기서 출발한다. 이 부분은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에도 ‘돈이 자본화한다’는 이론으로 설명돼 있다. 정통적인 생산의 수단인 노동이 결여돼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반성은 ‘비즈니스 프랜들리’를 제창하는 MB식 노믹스에 내재한 사회적 양극성에 대한 지적으로 이어진다.
김수행 교수는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에서 “사실 지금은 총체적 위기다. 지식인이든 정치가든 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발전 방향을 자꾸 제시하고 그것에 대한 국민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터뷰를 매듭짓는다.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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