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박스권 재돌파 여력 충전"

주식시장이 연나흘 하락 끝에 반등하면서 오름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수를 위협해 온 미국 증시 불안이 금융업종 실적개선으로 진정된 덕분이다. 여기다 하반기 국내 기업 실적도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는 미 증시와 디커플링으로 벌어졌던 갭이 일시적 급락으로 메워지면서 지수가 박스권 돌파를 시도할 힘을 다시 얻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대형주 위주로 시장이 움직이는 데다 수급도 상반기보다 악화된 점은 부담스럽다.

◆美 금융주 실적개선 긍정적=금융위기 진원인 미국 금융업계에서 실적호전 소식이 들리면서 코스피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44포인트(0.53%) 오른 1385.56을 기록하며 1400선에 다시 다가섰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금융위기를 딛고 2분기에 20억 달러 이상 순익익을 올릴 것이란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골드만삭스는 작년 4분기 21억2000만 달러 순손실을 냈으나 올해 1분기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여타 대형 은행도 2분기에 순이익을 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 덕분에 미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날 각각 2.27%와 2.12% 급등했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연나흘 하락하면서 미국과 디커플링 갭도 한꺼번에 축소됐다"며 "미 금융주와 국내 기업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코스피 예상지수를 1300~1700선으로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서 센터장은 "전날 지수가 급락한 것은 미국 20대 은행인 CIT가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란 소식 탓이었다"며 "하지만 이 회사 규모가 작고 작년과 올해 미국에서 파산한 금융기관 수도 79개로 새로운 악재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ITㆍ자동차주는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버팀목인 ITㆍ자동차주는 3~4분기에 이어 내년 상반기에도 실적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코스피 예상 범위를 1320~1600선으로 제시한다"고 전했다.

양 센터장은 "다만 당분간 지수가 1320~1400선을 박스권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며 "본격적인 실적시즌에 돌입하면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15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2 삼성전자 부재는 부담=실적 장세를 이끌 종목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대형주에 몰린 점은 상승 이후 반락을 우려하게 한다.

외국인이 순매수 규모를 줄인 데다 프로그램 매매를 중심으로 기관 매물이 출회되면서 증시 수급도 나빠졌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어닝서프라이즈가 ITㆍ자동차를 비롯한 대형주에 편중돼 급등 이후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며 "코스피가 반등을 이어가기 위해선 여타 업종으로도 실적 오름세가 확산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다만 경기 회복 속도가 선진국에 비해 빠르고 기업 실적도 연말까지 양호할 것"이라며 "코스피는 미국 증시와 동조화가 약화되면서 1300~1590선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시에 뚜렷한 확신을 갖게 할 재료가 없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깜짝실적을 발표하면서 지수도 박스권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며 "하지만 작은 악재에도 지수가 출렁이고 있어 본격적인 상승까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미국 시간으로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돼 미 금융시장을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증시가 기대했던 것과 반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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