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1조 클럽이고싶다...'아직은 멀었다'

'매출 1조 클럽'. 제조업을 주 사업으로 하는 기업들이 연 매출 1조원이 넘어가면 '1조 클럽'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다.

다양한 제조업에서 1조 클럽 타이틀을 달고 있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지만 유독 제약사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국내 제약사의 역사는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 한 곳도 매출이 1조를 넘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 제약사의 현실이다.

기타 제조업과 달리 식품업계도 과자, 음료수처럼 단가가 낮은 수백원짜리 제품을 팔아서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이 지난해 기준으로 9개사가 있지만 제약사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나마 국내 1위 제약사인 동아제약이 올해 매출 목표를 8000억원으로 잡았으며 늦어도 2012년에는 매출 1조원을 달성해 국내 첫 '1조 클럽'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한양행, 한미약품, 동아제약, 녹십자, 중외제약, 종근당 등 상위 제약사들도 5년 이내에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가 1조 클럽에 들지못하는 이유로 제약업계는 정부를 비롯한 의료계, 제약업계 전체의 잘못된 관행과 규정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회사는 약 700여개를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매출 500억원이 넘는 곳은 10%도 안된다. 현재 제약회사들이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그동안 신약 등 연구개발보다는 제네릭(복제약)에 집중하다 보니 매출구조가 비슷해 매출성장이 힘들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약의 경우 그 단가가 낮기 때문에 매출이 크지 않은 이유가 될 수 있다"며 "식품업계 경우 단가는 낮지만 유통망이 크고 전국민이 구입할 수 있지만 약의 특성상 약국이라는 한정된 유통망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도 매출 1조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약 연구개발(R&D) 능력을 갖춘 상위 제약사 간의 합종연횡으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제약사가 탄생해 시장을 주도하면 나머지 제약사들도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장기적으로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매출액 대비 10%가량까지 끌어 올린다고 할 때 연매출이 최소한 1조원은 돼야 신약개발에 본격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정부는 업계 전반에 걸쳐있는 잘못된 관행이 사라지도록 '시장의 룰'을 바꿔야 한다"며 "제약산업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과거 자동차·전자 산업을 키우듯이 다른 부문의 예산을 삭감하더라도 과감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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