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손실을 본 러시아 억만장자들이 잇따라 골프장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 보도했다.
러시아골프협회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서는 최소 40개 이상의 골프장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올 한해 투자자들이 골프장 건설에 투자한 자금만 5억 달러에 달한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에는 현재 제대로 된 18홀 골프장이 3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갑부 올렉 데리파크사는 모스크바 북쪽 50㎞에 있는 체리보에서 골프·스키 복합 리조트를 개장했다. 이 리조트의 18홀 골프장 설계에는 프로 골퍼 잭 니클라우스도 참여했다. 투입 자금은 3000만 달러에 이른다.
데리파크사는 독일 건설회사 호흐티프와 캐나다의 자동차부품기업 마그나인터내셔널에 투자했다가 250억 달러를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체리보 리조트 관계자는 "골프가 촉망받는 산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체리보가 앞으로 6~10년 안에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러시아 골프업계 최대 큰손은 안드레이 코마로프 의원이다. 그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꼽은 러시아 갑부 55명에도 포함됐다. 현재 6000만 달러를 들여 3개 지역에 18홀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구단주로 유명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역시 금융위기 여파로 160억 달러를 잃고 모스크바 인근에 18홀 골프장을 짓고 있다. 또 다른 갑부 블라디미르 포타닌도 모스크바 북서쪽 100㎞ 지역에 PGA내셔널 코스를 건설하고 있다.
러시아 억만장자들이 대거 골프장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러시아에서도 골프 인구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골프협회는 현재 1만6000명에 불과한 러시아의 골프 인구가 2014년까지 10만명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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