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아시아 회장은 13일 "한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견뎌낸 것을 보면 내재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한국 정부의 정책이 민간기업의 전략과 함께 움직인다면 앞으로도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치 회장은 이날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신문 주최 '제10회 세계지식포럼'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이 앞으로 성장하려면 연구개발(R&D) 강화와 함께 서비스 개혁, 수도권에서 벗어난 성장 모델 개발 등 3가지 요인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한 계획을 추진한다면 별다른 문제 없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치 회장은 "아시아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는 내수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아시아경제의 수출의존도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외부 충격에 취약해졌으며, 지난해 금융위기가 바로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최대의 소비국인 미국의 소비를 뒷받침하던 두 축인 부동산과 신용이 붕괴돼 향후 몇년 간 소비가 되살아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아시아경제를 뒷받침하던 역외 수요가 곤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수출주도형) 모델은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로치 회장은 "지난 8월 미국의 개인저축률은 3%에 불과하며 최소한 7.5~10%까지 올라야 한다"면서 "저축률이 회복되려면 최소 5~7년은 걸리기 때문에 미국의 소비를 대체할 지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이 유일하게 미국의 수요를 대체할 수 있겠지만 아시아 내 소비자를 제대로 활용해 경제 발전을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는 아시아 지역에 일종의 '모닝콜(wake-up call)' 역할을 했으며 아시아지역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35억 인구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미국의 소비가 축소돼도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넷뉴스팀 new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