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원자재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국제유가 상승은 곧바로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대비 1.03달러 상승한 75.1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들어서 WTI가 75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 지난해 배럴당 145.29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의 절반 수준을 이미 넘어선 것이다.
◆ 국제유가 오르고 올라 '75 달러까지...'
국제유가 상승은 세계경제 회복에 따른 석유수요 증가 전망과 14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미국 달러화 약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올 하반기 국제유가는 8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런던 ICE선물시장의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전일대비 0.70달러 상승한 73.10달러에 거래됐다.
두바이유 현물유가는 전일대비 0.98달러 상승한 72.56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최근 월례보고서를 통해 경기회복 조짐이 보임에 따라 내년도 세계 하루 석유수요량은 올해보다 약 70만 배럴이 증가한 총 8493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달러화도 주요국 통화 대비 14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국제유가 상승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
이날 유로화, 엔화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대비 0.56% 하락해 75.55를 기록했다.
특히 유로화 대비 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4% 상승(가치하락)한 1.492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계획임에 따라 달러화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이외 지역의 경기가 우선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달러화 가치는 계속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내년 국내 기업들 허리띠 졸라메야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려면 보통 2-3개월이 지나야 한다.
이 점을 고려할 때 최근 국제유가 상승은 내년초부터 국내 기업들의 생산비용 증가 부담으로 본격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우리 기업들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바짝 허리띠를 졸라메야 할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전경련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에너지 및 항공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올해 경비절감 차원에서 생산비를 줄일만큼 줄인 상태에서 국제유가가 더 상승하면 생산비 증가로 이어져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수 지경부 수출입과장도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 원인은 달러화 약세 때문”이라며 “올 연말까지는 국내 기업들에게 이 같은 유가상승의 영향이 별로 없겠지만, 내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400억 달러 무역흑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 과장은 “지난달까지 320억 달러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3개월동안 80억달러 흑자는 충분히 기록할 수 있어 올해 400억 달러 무역흑자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아주경제=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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