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 대우조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다

CMA-CGM 및 TMT 사태로 국내 대형 조선사들이 어수선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은 믿었던 20억 달러(2조4000억원) 규모의 호주 고르곤 프로젝트마저 현대중공업에 넘겨주자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당초 대우조선은 호주 고르곤 프로젝트에 대해 큰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프로젝트 발주업체인 쉐브론과의 인연 때문.

대우조선은 그동안 쉐브론이 발주한 8건의 초대형 해양사업을 수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로 인해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은 지분(50%)을 가지고 있는 쉐브론과 높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대우조선에게는 수주 가뭄을 해갈하는 동시에 앞으로 발주될 해양플랜트 프로젝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데 있어 절호의 기회였다. 때문에 대우조선은 이 프로젝트가 진행될 서호주 퍼스(Perth)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며, 회사의 사활을 건 수주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기술력과 공사 수행 능력을 앞세운 현대중공업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이로 인해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 금액 2억5000만 달러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는 수주가뭄 속에서도 '빅4'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선전하고 있고, STX조선해양 역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잇따라 신규 수주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대규모 구조조정 소문 나돌아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대우조선 거제조선소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안이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규모까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회사 경영진은 소문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은 최근 열린 CEO와의 간담회에서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회사가 힘들다고 해도 월급 안 나간 적 없고 국내 1, 2위 재벌 업체와 당당히 경쟁하는 저력이 있는 회사"라며 이 같은 소문을 일축했다.

또한 남상태 사장은 안팎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근 자사주 4000주를 매입했다. 지난 2006년 이어 두 번째 자사주 매입이다.

이런 노력에도 현장 근로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거제조선소에서 도장을 담당하고 있는 한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라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또 다른 대우조선 관계자는 "지금 우리 회사가 위기에 놓인 것은 사실"이라며 "하루 빨리 대형 수주를 성사시켜야 이 모든 악재를 떨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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