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자금 시장의 단기 부동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올 4분기 만기도래하는 은행 예금은 100조원에 이르지만 은행권 예금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증시도 연말까지 박스권을 유지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재 만기도래한 자금들은 대부분 은행 요구불 예금, 회전식 예금 등으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초단기 금융 상품들의 수익성도 차츰 개선될 전망이다.
2일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금융권 등에 따르면 올 4분기 만기도래하는 6.0~7.0%대 고금리 정기예금 규모는 100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4분기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우대금리 조건 등을 내밀며 고금리로 판매한 상품들의 만기가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은행들의 예금금리는 '국민수퍼정기예금'의 경우 3.2%(1년 만기, 지난달 16일 현재), 신한은행 '민트정기예금'의 경우 3.15%(1년 만기, 지난달 21일 현재) 등으로 지난해 말의 절반 수준이다.
그동안 MMF에서 대규모 자금을 빨아들였던 국내 증시도 큰 폭으로 조정됐다. 지난 9월 22일 1718.88로 연고점을 찍은 코스피는 뜨거웠던 섬머랠리의 열을 식히며 2일 현재 1559.09로 한달 반만에 159.79포인트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연말까지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자금의 추가 유입 속도는 상당히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 같자 전문가들은 올해 말 자본시장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뚜렷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당분간은 증시나 부동산 등으로 자금이 이동할 찬스가 적어 단기 상품에 자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협의통화(M1) 증가율은 지난해는 연평균 -1.8%로 감소했지만, 지난 3월 14%로 급증한 이후 8월에는 18.5%까지 상승했다. 반면 광의통화(M2)는 올해 1월 12.0% 4월 10.6% 8월에는 10.0%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
M1은 현금 및 단기 결제성예금이 중심인 반면 M2는 정기예·적금 등 2년 미만 금융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단기성 예금이 전체 은행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3%에서 올 8월 말에는 43.0%로 확대됐다.
지난 9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일부 금통위원들도 '금융시장 동향'과 관련해 "현재와 같이 장단기금리 격차가 축소되고 시장의 금리상승 기대가 높아지면 일반적으로 시중자금이 단기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고금리 특판으로 유치한 1년 이상 정기예금의 상당부분이 10월 이후 만기도래할 예정이기 때문에 동 자금의 단기화 가능성 등 향후 동향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반면 MMF의 수익률은 다시 오름세를 보일 조짐이다. MMF의 주요 수급처인 양도성예금증서(CD)와 단기기업어음(CP) 금리는 MMF에서 자금 이탈이 심하던 올 6~8월 각각 2.41%, 2.84%로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최근에는 2.79%, 2,98%를 각각 기록 중이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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