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정례 금통위를 열고 현재 2.0%인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했다. 지난 3월부터 9개월 연속 동결이다.
한은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현재 저금리 기조가 손실보다는 이득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또 우리 경제가 아직은 정부지원 없이 탄탄하게 성장할거라고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하강) 우려가 아직 가시지 않은 요인도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강화로 부동산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금리동결의 한 요인이다.
이에 한은은 당분간 경기 회복에 초점을 두면서 세계 경제의 회복 기조와 발맞춰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성태 총재도 당분간 금리 인상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성태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은 국내 수요가 얼마나 확대되느냐 또 세계 경제가 얼마나 확실한 회복기조를 마련하느냐에 따라 조절해 나갈 것"이라며 "당분간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상황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고 내수도 다소 호전되면서 국내 경기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며 "지난 3분기부터 민간부문 수요도 다소 늘어가는 움직임이 보이고 수출도 당분간 괜찮을 것으로 보여 경기회복세는 4분기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재정정책의 효과는 앞으로 약해질 것이기 때문에 민간부문 소비와 투자가 어느 정도 받쳐줄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태"라며 "4분기 이후 주요 선진국의 경기부양책이 어떻게 작용할지 조심스럽게 관찰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경상수지 흑자는 400억달러까지 가능하지만, 흑자규모는 내년들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환율과 관련, 변화속도가 빠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년반 동안 환율 변동폭이 상당히 커졌기 때문에 경제를 전망하거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어 환율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달 물가 변동의 원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언급된 이유는 그동안 환율 변동의 방향과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점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연내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도 초저금리를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한은도 보폭을 맞출 수 밖에 없다"며 "내년 2~3월 중 0.25%포인트 정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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