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銀, '드림팩'의 일장춘몽?

SC제일은행이 야심차게 내놓은 '드림팩' 상품이 출시하자마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패키지 상품을 구성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고객이 받고 있는 금리가 적합한 수준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은행은 '캐시백 계산기'라고 불리는 금리 혜택 산정 방식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이 출시한 드림팩은 가입 고객에게 최대 0.5%의 금리혜택을 주고 이를 매달 캐시백(현금)으로 돌려준다.

하지만 0.5%라는 금리는 신규 고객이 해당 세트 안에 들어있는 모든 금융상품에 가입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최대치다.

만약 하나라도 다른 상품을 구입할 경우 제시된 금리를 받지 못한다.

SC제일은행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캐시백 계산기'로 금리를 산정하며, 이는 영업기밀 사항이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금리 산정 방식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금리 혜택을 기준으로 얼마만큼의 현금을 돌려받는지는 상품 가입시 고객에게 알려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6개 대표 세트 상품에 대해서라도 불완전판매가 되지 않도록 평균 금리 산정에 대한 기준을 고객들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중은행 금융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금리 산정 방식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해당 은행의 영업기밀에 해당해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과대광고가 되지 않도록 대표상품의 경우 가입 상품 개수 및 금액에 따른 평균 금리를 표준화해 제시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2개 이상만 선택해도 금리 혜택이 있다면 경우의 수는 한없이 늘어날 것"이라며 "고객들이 내가 조건보다 못 미치는 금리를 받고 있지는 않은지 판단할 근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드림팩 상품의 약정서는 캐시백서비스약정서로 지급방법에 대한 설명만 나와 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드림팩 개발 과정에서 기존 고객들을 외면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현재 6개 대표 세트메뉴에는 두드림통장이 모두 포함돼 있어 기존에 가입한 94만명의 고객에게 차별을 두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두드림 통장 가입 고객이 다른 상품을 추가로 선택해 세트메뉴를 구성할 수 있지만, 금리혜택은 신규고객 보다 떨어진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신규 고객이 세트 메뉴에 가입하는 것보다 하나의 상품이라도 보유하고 있는 기존고객이 추가로 가입할 경우 금리 혜택이 줄어드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0.3%의 대출금리 할인 혜택을 주는 모기지론 상품의 경우, 고객이 계약을 취소하고 신규로 가입하려면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따라서 실상 기존 고객들이 드림팩에 가입하려면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이 최근 소매금융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려는 욕심이 반영된 것"이라며 "그간 업계에는 없던 상품인만큼 성공여부를 판단하려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